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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 위주 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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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 엑슨밀라노 상가를 방문했다. 상가에서 만난 여학생들과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형수 기자]

여야 대선 주자들의 교육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7일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나란히 교육 공약을 발표했다.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국고 지원을 통한 ‘무상(無償)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점에선 맥락이 같았다.

 박 전 위원장은 대구 안일초등학교를 방문해 “고등학교 무상 의무교육을 위해 교육기본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매년 고등학교 학비를 25%씩 축소해 2017년엔 전액 무상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거다. 대학 등록금과 관련해선 “소득과 연계한 맞춤형 등록금을 지원하고 학자금 이자의 실질적인 제로화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 학생에겐 ‘체감 대학 등록금’을 무료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화순리 어촌계를 방문했다. 해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한 해녀가 먹여 주는 성게를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입시 전형을 대폭 간소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박 전 위원장은 “현재 대입 전형 수가 3000여 개에 달해 입시전문가도 전체 내용을 알기 어렵다”며 “수시는 학생부 위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전형을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

 이 밖에 ▶학생 한 명이 1예술·1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 ▶불필요한 ‘스펙 쌓기’ 방지를 위한 국가직무능력표준 개발 ▶고졸 취업자를 위한 학위 취득 인프라 구축 등이 공약에 포함됐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교육혁명’ 정책 발표회를 갖고 대학 서열 체제 완화를 위한 ‘서울대·지방 거점 국립대 간 혁신 네트워크’ 구축안을 발표했다. 손 고문은 “지방의 국·공립 대학이 수도권 명문 사립대와 경쟁할 수 있어야 서열 체제가 완화되고 지방 경쟁력도 강화돼 지역균형발전도 실현된다”며 “이를 위해 서울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 간 학생 공동선발, 학점 교류, 공동학위 등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손 고문은 또 “교육기조를 경쟁에서 협동으로 전환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해 학생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겠다”고 공약했다.

 ▶정부 책임형 사립대 도입 ▶전문대학 등록금 폐지 및 정부 지원 직업대학 체계로 개편 ▶고교 무상교육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손 고문은 “GDP 4.2% 수준인 교육예산을 임기 내 6%까지 확충해 공약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제주대에서 열린 제주지역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입사 서류에 출신 학교를 기재하지 않게 하는 ‘블라인드 채용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기업과 공공기관부터 지방대 졸업자에 한해 채용할당제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문 고문은 또 당의 전국 국립대학교의 공동학위제 추진과 관련, “서울대 폐지가 아니라 10개의 서울대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본부 구실을 해야 할 서울대 역할은 오히려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9일 경희대 토크 콘서트에선 “어린 시절부터 특기나 적성 이외의 입시 목적의 사교육을 최대한 억제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교육 근절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대학 반값 등록금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 예산 8000억원을 확보해 지방 국·공립대에 한해 우선적으로 반값 등록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외국어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입장이다.

양원보·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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