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침해’ 블랙베리 1690억원 벌금 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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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스 CEO

‘스마트폰의 원조’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CEO 토르스텐 하인스)이 배상금 1690억원을 물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림이 ‘엠포메이션’이라는 회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1억472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블랙베리의 핵심 기능인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버(BES)’가 엠포메이션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BES는 회사가 원격으로 직원 스마트폰의 보안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비밀번호를 바꾸며, 분실 시 데이터를 지울 수 있는 것 같은 기능이다. 블랙베리가 ‘비즈니스용 스마트폰’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한 핵심 기술이다.

 엠포메이션은 미국 뉴저지에 있는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 제조사로, 2008년 림이 자사의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 회사는 “림에 세부 기술을 공개하며 특허 사용 계약을 논의했는데, 림은 계약을 맺지 않았고 후에 우리 회사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블랙베리에 탑재했다”고 주장했다. 림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듣지 않았다. 림이 BES를 사용하는 블랙베리 한 대당 8달러씩 총 1840만 대 분의 특허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블랙베리는 1999년 ‘e-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휴대전화’로 등장해 각광받았고, 2008년 미 대선 때 버락 오바마 후보가 애용해 ‘오바마폰’으로도 불렸다.

애플 아이폰이 처음 나오던 2007년만 해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0%, 미국 내 41%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에 밀려 올해 1분기에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6% 아래로 내려갔다.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28억 달러에 적자 5억1800만 달러(약 5940억원)였다. 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1320만 대에서 41% 줄어든 780만 대에 그쳤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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