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교통카드로 옆집 문이…" 업체들 긴급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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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교통카드나 휴대전화를 카드키로 등록해 쓰는 일부 디지털 도어록에서 다른 카드로도 문이 열리는 현상이 발생해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긴급 리콜에 들어갔다. 리콜 의사를 정부에 밝힌 업체는 아이레보 등 17곳이고, 관련 제품은 125만 개에 달한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지난달 29일 카드키 타입 디지털 도어록에 내렸던 소비자주의보에 따른 후속 조치를 12일 발표했다. 기표원에 따르면 교통카드나 휴대전화를 잠금장치에 등록해 사용하는 디지털 도어록은 해당 카드나 휴대전화 유심칩의 고유 식별번호(UID)를 인식해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그런데 일부 교통카드 제조사나 유심칩 업체들이 식별번호를 달리하지 않은 채 제품을 제조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식별번호가 같은 교통카드로 문이 열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은 가정용 디지털도어록 보급률 48%로 세계 1위다. 2010년 기준으로 주로 아파트에 650만~700만 대의 디지털도어록이 설치돼 있다. 시장 규모도 2010년 1800억원에 달했다.

 기표원은 피해를 막으려면 교통카드나 휴대전화의 등록을 해제하고 전용 카드키를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도어록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피해 예방법을 안내하고 시중에 유통된 제품에 대해 전용 카드키를 보급하는 등의 긴급 조치를 하고, 앞으로 제조될 제품에는 교통카드와 휴대전화 등록 기능을 삭제하기로 했다. 자발적 리콜 내용은 제품안전포털(www.saftykorea.kr)에 공개된다. 기표원은 이번 리콜 대상 이외에도 문제가 되는 제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소비자들의 제보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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