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직원 징계기록 삭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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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삼성그룹이 하반기 안에 임직원들의 징계 기록 삭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 이인용(55)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11일 “임직원들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징계 기록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경미한 사규 위반이나 업무상 과실로 견책·감봉처럼 가벼운 징계를 받은 임직원들이다. 삼성은 대상자가 1000여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정·비리에 연루되거나 고의로 회사에 손해를 입혀 무거운 벌을 받은 임직원들은 제외된다.

 이번 사면은 올해가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의 그룹 회장 취임 25주년이고, 내년에 삼성의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그룹 내에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사장은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작은 잘못을 할 수 있지만 징계로 인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되면 의욕이 떨어지고 화합에도 저해 요인이 된다”며 “징계 기록 말소는 임직원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경영 선언은 1993년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변혁을 주문한 것을 일컫는다.

 삼성은 93년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그리고 96년 그룹 창립 58주년을 맞아 임직원의 징계 기록을 지운 바 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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