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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캠퍼스] 대학별 입시, 입학처장에게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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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KAIST 김동수 교수
3~4명 묶어 토의 면접 … 상대 의견 경청하는지 평가

김동수 입학처장은 “수학·과학 구술면접에선 정답을 맞추는 것보다는 논리적인 사고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KAIST는 과학기술원 특별법에 따라 수시모집 6회 지원 제한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KAIST 김동수(52·수리과학과 교수) 입학처장은 “탐구역량면접에서 선택한 과학(물리·화학·생물 중 택 1) 외의 과목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교과지식을 물어볼 수 있다”며 “수학·과학 학업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학교장추천 전형에서 중요하게 평가했던 요소는.

“지난해 학교장추천 전형은 150명 모집에 771명이 지원해 5.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합격생들의 내신평균은 1.51등급이었다. 그러나 학교장추천 전형에선 지원자의 학업능력뿐 아니라 출신 고교의 학업 환경, 특색사업과 프로그램의 질 또한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했다. 2009년부터 학교장 추천전형에서 방문면접을 실시해 전국 1500여 개 일반고 중 1053개 일반고에 대한 방문면접을 진행했다. 해당 고교의 내신과 수능 모의고사 평균 성적, 고교 특색사업과 실제 운영 내용 등 고교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수집했다.”

-학교장 추천 전형에서 지원자의 고교에 대한 평가도 반영되나.

“그렇다. 지원자의 학업에 대한 적극성과 열정,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출신 고교의 학업 환경, 프로그램의 질에 따라 상대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예컨대 해당 고교에서 다양한 수학·과학 프로그램을 제공했음에도 지원자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반대로 고교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제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면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등을 평가했다.”

-2단계 창의인성면접과 심층면접은 어떻게 다른가.

“1단계 서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창의인성면접 대상자와 심층면접 대상자를 분류한다. 수학·과학 학업능력이 우수하다고 인정받은 학생들은 창의인성면접 대상자로 분류한다. 지원자 중 대략 25% 정도다. 이들은 개인면접(15분)과 모둠토의(15분)로 진행되는 카이스타면접만을 치른다. 나머지 학생은 심층면접을 본다. 카이스타면접과 수학·과학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탐구역량면접을 모두 보게 된다.”

-올해 모둠토의 방식이 바뀐다던데.

“지난해엔 6~7명이 찬반을 나눠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올해엔 3~4명을 한 팀으로 묶고, 찬반 토론보다 토의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찬반 특정 입장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게 할 생각이다. 시사·과학·철학·인문 등 다양한 주제가 주어진다. 논리적인 의견개진 능력뿐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도 중요한 평가요소다.”

-탐구역량면접의 진행방식은.

“공통적으로 수학 1문제를 풀고, 과학 1문제(물리·화학·생물 중 택 1)를 푼다. 문제는 단계별 문항 구성 방식을 취한다. 전 단계 문제가 다음 단계 풀이의 힌트가 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어느 단계까지 풀 수 있는지를 본다. 정답을 맞히는 능력보다 논리적인 전개 능력을 평가한다. 과학 선택과목 외의 다른 과목에 대해서도 개인면접을 통해 기본적인 교과지식을 물어볼 계획이다.”

-지난해 일반전형에선 어떤 학생들이 합격했나.

“과학고 출신이 60.2%, 과학영재학교 출신이 12.7%였다. 일반고·자율고 출신 학생들은 27.1%를 보였다. 일반전형에서도 학교장추천전형과 마찬가지로 출신 학교의 성취도, 학업환경을 고려한다. 과학영재학교 출신 합격생의 경우 상위 60%대 합격생도 있었다. 하지만 면접에서 그에 맞는 학업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면접 또한 출신 고교의 학업환경을 고려해 평가한다.”

POSTECH 한성호 교수
전공적합성 평가 강화 … 적성 맞춰 학과 골라야

한성호 입학처장은 “본인의 적성과 소질을 보는 잠재력평가면접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POSTECH은 올해 입시에서 지원자의 인성과 자질, 학업 태도 등 학생의 내면적인 역량에 평가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한성호(50·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입학처장은 “잠재력 평가 면접에서 전공적합성 평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지원한 학과와 관련된 면접관들이 참여해 지원 전공에 필요한 소양을 적극적으로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적합성에 대한 평가를 강화했는데.

“잠재력 평가면접 시간이 20분에서 30분으로 늘어난다. 이 중 15분을 전공적합성 평가에 할애한다. 크게 창의성, 사고력·논리력, 의사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네 가지 소양을 기준으로 각 학과에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예컨대 ‘여의도의 나뭇잎 숫자가 총 몇 개인가’라는 질문처럼 창의성과 사고능력을 동시에 평가하는 질문들이 될 것이다. 이런 질문은 지원 학과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수학과는 순수한 수학적 사고능력을 중요하게 보는 반면, 과학계통 학과에선 실험·추론 능력을 중요하게 볼 수 있다.”

-잠재력 평가 면접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던데.

“1단계 서류평가와 수학·과학 구술면접은 ‘pass or fail’의 관점에서 평가한다. 본교가 원하는 학업능력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점수화해 평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2단계 잠재력 평가 면접이 실질적인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적성과 소질이 지원학과에 적합한지 깊이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 고교 재학 중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지원 학과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이런 능력들을 입학 후 어떻게 발전시켜 갈 것인지에 대해 폭넓게 고민해 봐야 한다.”

-1단계 서류 평가에서 학업능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특정 과목과 학년별 반영 비율을 정량화하고 있지는 않다. 모든 학기의 성적을 종합적으로 바라본다. 국어·영어·수학·과학은 석차백분율까지 자세히 참고한다. 기타 과목은 등급을 본다. 과목 간 성적 불균형이 심할 경우엔 면접에서 이유와 배경을 확인할 수 있다. 수학·과학 학업능력이 우선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학업태도와 인성적 측면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다만 3학년 1학기 성적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시점에서 발전 중인 학생인가, 퇴보를 겪고 있는가의 문제는 중요한 부분이다.”

-2단계 수학·과학 구술면접 면제 기준은.

“1단계 서류평가 우수자는 수학·과학 구술면접을 보지 않고 잠재력 평가면접만 본다. 1단계 통과자 중 대략 60% 정도가 면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학생부에 기록된 수학·과학 학업 성적이다. 그러나 수학·과학 구술면접을 면제받았다고 해서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수학·과학 구술면접 대상자들은 수학·과학 구술면접에서 기본적인 학업능력을 인정받으면 감점은 없다. 올해 수학·과학 구술면접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분간 문제를 풀고, 면접관 앞에서 풀이를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수학·과학 세 문제가 출제될 예정이며, 고교 교과 과정 안에서 기본적인 학업지식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둔다.”

-각각의 제출 서류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는.

“자기소개서, 교사의견서, 학생부가 가장 중요한 서류다. 서류를 따로 분리해 평가하지 않고 제출 서류 간 일관성·통일성을 중요하게 본다.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서 강조한 내용이 학생부의 활동기록에서 일관성 있게 보여져야 한다. 교사의견서는 제3자의 시각에서 학생을 객관적으로 평가·기록해야 한다. 학생 본인의 주장과 제3자의 의견이 일맥상통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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