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경제민주화 지나치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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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바람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을 세우고 나섰다. 미래 권력에 대한 현재 권력의 견제구다. 박 장관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 주장이 지나치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으로 먹고살면서 북한 식으로 할 순 없다”며 “(경제민주화의) 총론은 누가 반대하겠는가. 정책이 될 때 중요한 건 글로벌스탠더드(국제표준)”라고 말했다.

 대기업 규제의 부작용도 지적했다. 그는 “경쟁국에선 공적자금까지 투입해 총력전을 하는데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경쟁에서 질 수도 있다”며 “재벌이 규제를 받으면 중견·중소기업이 대체해 줘야 하는데 외국 기업이 들어와 혜택을 받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재벌기업이 외국으로 나가 버리면 카타르시스를 느낄지는 몰라도 남는 게 없다”며 “우리 경제 전체를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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