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세계에 건설중인 '포르노 왕국'

중앙일보

입력

패트릭 맥아담의 무선 포르노 왕국은 지난해 가을, 맥아담이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WAP이 과연 인기를 얻겠는가에 대한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맥아담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주장하려 했던 것은 무선 웹이 대규모 시장에 어필하는 ''킬러 WAP''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며, 36세인 맥아담은 "섹스야말로 분명한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날 오후 자신의 첫 번째 무선 포르노 사이트를 출범시켰다. 2개월 후, 그의 취미는 총 100만 정도의 히트 수를 기록하고 있는 93개 사이트 왕국으로 성장했다. 솔직히 맥아담은 100명 규모의 IT 부서를 운영하는 정규 직업보다, 섹스 장난감을 판매하고 섹스 채팅 전화에 연결시켜주는 사이트로부터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그는 굳이 웃음을 참으려 하지도 않은 채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기뻐했다. "어제는 내가 세계 기록을 수립한 날이었다. 그저께도 마찬가지고 그 전 날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맥아담은 무선 웹을 포르노 사이트로 채우고 있는 사업주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다. 많은 포르노 사이트들이 택택(TagTag)같은 사이트의 무료 웹 호스팅을 이용해 구축됐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포르노 사이트들의 방문자가 약 100만 명이라는 것이다. 맥아담은 포르노 사이트들이 무선 웹에 진출하는 것을 돕고 있다. 무선 웹의 영상은 너무나 거칠어서 드러누운 나체가 마치 물갈퀴 달린 오리 발바닥처럼 보일 정도다.

올아웃웹닷컴(Alloutwap.com)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주 가장 트래픽이 많았던 모바일 웹 사이트의 13곳 가운데 6곳이 섹스 사이트였다고 한다. 섹스 사이트들은 세계 레슬링 협회의 모바일 웹 사이트, 두 개의 노키아 사이트, 브리트니 스피어즈 사이트보다 트래픽 양이 많았다.

브리트니 스피어즈는 2000년 한 해 동안 야후와 라이코스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인물이었으나 무선 부문에서는 20위 권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다음 달이 되면, 무선 포르노에 처음으로 유명 기업이 참여하게 된다. 바로 펜트하우스가 앞으로 무선 사용자들에게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르노가 2000년 7월부터 무선 웹 사이트에 등장하기 시작하자, 애널리스트들은 유선 웹이 제공하는 무료의 컬러 영상, 동영상, 수천 개의 영상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결코 소형 화면 쪽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미 100만 명의 팬을 확보하게 됐다. 무선 포르노 포탈인 신팜닷컴(Sinpalm.com)은 5000명의 무선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쥬피터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조 래슬로는 "포르노는 사람들이 형편없는 컨텐츠를 참아가며 접속 요금을 지불하는 몇 안 되는 컨텐츠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이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구텐베르그의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인쇄된 것은 포르노였다. 비디오 테이프로 대여될 수 있는 첫 번째 장르도 바로 포르노였다"고 밝혔다.

"모바일 장비의 주된 장점은 집안에서 남몰래 접속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이런 장비들은 공공 장소에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누드 사진 보는 것을 보다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진출 방식에 대해 난감해하고 있지만, 가장 먼저 모바일을 채택한 산업 중에서도 가장 앞서고 있는 포르노 산업은 그 방법을 미리 알아차린 셈이다.

올아웃웹닷컴(Alloutwap.com)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주 가장 트래픽이 많았던 모바일 웹 사이트의 13곳 가운데 6곳이 섹스 사이트였다고 한다. 섹스 사이트들은 세계 레슬링 협회의 모바일 웹 사이트, 두 개의 노키아 사이트, 브리트니 스피어즈 사이트보다 트래픽 양이 많았다.

그들은 맥아담 같은 사람들이 무선 웹 사이트에서 비교적 쉽게 섹스 채팅 전화에 대한 접속을 추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맥아담은 그런 기업들에게 몇 통의 전화를 건 후 자신이 채팅 전화 수입의 25%를 징수할 있는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섹스 숍에 대한 접속 메뉴도 추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약간 힘들었다고 전했는데, 단골을 유치하기 위해 14통 이상의 전화를 걸어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가지 부정적인 면도 있었다. 맥아담은 사람들이 섹스 사이트에 무료로 광고할 수 있는 방법을 게시했으며, 가장 평범한 광고들만을 올리려고 준비했다. 이런 광고들이 트래픽을 좀더 유인해야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단 한 사람도 응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무선 웹 사이트도 ''등급''이 필요하다

무선 산업 내의 일부 기업들은 무선 웹에서의 포르노의 성장을 눈여겨본 후, 규제 당국이 개입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서비스 제공업체들을 구슬려 모종의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애널리스트인 앨런 라이터는 "포르노는 사람들이 함부로 발설하지 않는 음란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에 열리는 CTIA 무선 2001 연례 무역박람회에서 무선 포르노에 대한 토론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세이프 서프(Safe Surf)라는 그룹은 무선 포르노 사이트의 유행을 우려하는 기업 중 하나다. 어린이나 10대들이 포르노 사이트들을 쉽게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 중 일부는 심지어 포르노 페이지를 만들기까지 한다. 이 그룹은 영화가 그 내용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무선 웹 사이트에도 등급을 정하고 싶어한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미 유선 인터넷에 투입됐지만, 등급을 매기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인 거의 10억 개에 달하는 웹 페이지가 생겼을 때 도입됐다. 하지만 무선 웹은 여전히 초보 단계로, 비교적 소수의 사이트들을 갖고 있을 뿐이다. 등급 체계는 아무리 늦어도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 세이프 서프의 생각이다.

라이터는 "포르노 산업은 문제화되기 전에 이를 다루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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