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비서는 과학기술에 정통한 정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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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북한)의 과학기술을 가까운 앞날에 세계의 선진수준에 올려세우려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다"

북한 평양방송은 22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이러한 발언에 담긴 뜻을 설명하면서 그를 컴퓨터 등 첨단기술 분야에 남다른 열정과 식견을 갖추고 있을 뿐아니라과학기술에 정통한 정치가인 것으로 묘사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과학과 기술로 주체의 강성대국을 일떠 세우시려고''라는 제목의 보도물을 통해 김 총비서가 과학기술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전심전력하고 있으며"첨단과학의 정수로 되는 컴퓨터 분야의 사업에 완전히 정통하시고 우리식으로 프로그램 기술을 개발하는 명안을 제시하시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예지의 비범성은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이어 김 총비서가 최단기간 내에 북한을 선진 과학기술 강국으로 변화시킬 확고한 결심을 지니고 있다면서 "장군님은 과학기술 발전에 전국가적인 힘을 집중하도록 현명하게 이끌어 주고 있다"고 밝혔다.

평양방송의 이러한 보도는 김 총비서가 첨단 정보기술(IT)산업 중심의 지식집약적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반영해주는 것으로, 북한의개혁.개방을 이끌어 내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북한방송들은 최근 김 총비서가 "현시대는 과학과 기술의 시대, 컴퓨터의 시대"라고 언급한 사실을 수시로 상기시키면서 그가 모든 경제분야에 `컴퓨터화'' 실현의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신이 직접 당 간부에게 컴퓨터 기술을 가르쳐 줄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과시한 사례들을 여러차례 소개했다.

실제로 김 총비서의 `컴퓨터화'' 구상에 따라 북한에서는 올들어 김일성종합대학에 `기초과학센터''가 신설된 것을 비롯해 각급 고등중학교에는 `컴퓨터 수재양성반''이 설치되었다. 또한 북한 전역을 망라하는 컴퓨터 네트워크가 구축됨에 따라 최근한창 개건사업을 벌이고 있는 각급 공장.기업소들에서도 산업 전산화가 빠른 속도로추진되고 있다. 특히 최근 평양에 정보과학기술대학을 남북한 공동으로 설립,운영키로 합의한 것은 정보기술 분야의 인력 양성을 위해 빗장을 풀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이는 김 총비서의 지난 1월 중국 상하이(上海) 방문 이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신사고''의 틀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흐름에 비춰 볼때 북한은 오는 4월 초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4차회의를 통해 IT산업 등과 관련한 김 총비서의 구상이 반영된 새로운 경제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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