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첫 출장지 ‘개도국 성공 모델’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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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김용(53·미국명 Jim Yong Kim·사진) 세계은행 총재의 첫 출장지가 한국이 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김 총재는 오는 9~10월 방한을 앞두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취임 직후 한국행이 거론되는 것은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과 후진국 등을 지원하며 롤 모델로 삼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든 한국처럼 성공할 수 있고, (발전이) 불가능한 국가는 없다는 낙관론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취임 일성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총재는 업무를 시작한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미국에 왔던 다섯 살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이 한국을 ‘바스켓 케이스(basket case)’라고 했다. 지금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라”고 말했다. 바스켓 케이스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부상으로 사지가 절단된 병사를 양동이에 담아 옮긴 데서 유래한 말로, 희망이 없거나 경제가 마비된 국가를 지칭한다.

 일각에선 김 총재의 방한이 기금 조성을 위한 목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등이 기금 조성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전쟁 폐허를 딛고 일어나 수혜국(donee)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인 공여국(donor)로 거듭난 한국은 유럽·미국 등의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그 위상이 커지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 4월 주요 회원국의 지지를 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 등과 면담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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