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조이니 자영업 대출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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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부채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출액이 급증하고 부실률도 치솟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로 잡히지만 사실상 가계대출로 간주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개인사업자대출이 지난 5월 말 현재 16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6조3000억원(4%)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3조6000억원)을 한참 웃돌았다. 자영업자 대출은 2009년 이후 적게는 한 해 5조원, 많게는 13조원씩 늘고 있다.

 부실대출도 늘고 있다. 5월 말 연체율이 1.17%로 지난해 말에 비해 0.3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0.97%)을 크게 웃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까지 0.8%대를 기록하다 올 1월 1%를 돌파한 뒤 계속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은행이 가계대출을 죈 데 따른 ‘풍선효과’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당국이 은행에 가계부채 증가율 축소를 주문한 뒤 은행 창구에서 자영업자 대출을 늘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10년 말 539만 명이던 자영업자가 지난해 말 552만 명, 올 5월 말 585만 명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더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늘어난 대출이 부동산·임대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3개 업종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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