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Again 1998, US여자오픈 5일 개막

중앙일보

입력

 
“14년 전의 설렘과 긴장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 드네요.”

1998년 7월 7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 당시 스물 한 살의 박세리는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을 상대로 연장 18홀을 치른 것도 모자라 2개 홀 경기를 더 치른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미국 진출 이래 첫 우승. 당시 박세리가 보여준 맨발 해저드 샷은 위기에도 굴하지 않는 희망의 샷으로 각인됐고 박세리 우승 이후 한국 자매들의 미국 진출은 물꼬가 터졌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이 5일(한국시간) 개막한다. 올해 대회는 박세리가 14년 전 우승했던 블랙울프런 골프장에서 다시 개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년 만에 블랙울프런골프장에 다시 서게 된 박세리는 “우승했을 당시 대회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만났다. 즐거운 부담을 갖고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은 한국 자매들과도 유난히 인연이 깊다. 박세리 이후 한국 자매들은 4대 메이저 대회에서 기록한 13승 가운데 5승을 US오픈에서 거뒀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2승),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3승), 브리티시여자오픈(3승)에서 8승을 기록한데 반해 US여자오픈에서는 유독 강했다. 김주연(2005), 박인비(2008), 지은희(2009)에 이어 지난 해에는 유소연이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한국 자매들은 유선영만이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US여자오픈에서는 우승컵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올해 대회장은 블랙울프런은 전장은 더 길어지고 코스 난이도는 더 높아져 난 코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세리는 “1998년에도 코스가 무척 어려웠던 걸로 기억되는데 더 길어지고 어려워졌다고 한다”며 “샷감은 좋지만 골프는 정신력이 흐름을 좌우한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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