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 지분율 처음 1% 밑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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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상위 10대 그룹 총수의 지분율이 1% 아래로 처음 떨어졌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63개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내놓았다. 총수가 있는 그룹 43곳과 총수 없는 20곳을 분석했다.

 총수 있는 43개 그룹의 총수 지분율은 평균 2.13%였다. 이 중 상위 10대 그룹(삼성·현대차·SK·LG·롯데·포스코·현대중공업·GS·한진·한화)은 총수가 가진 지분율이 0.94%였다. 2000년대 들어 줄곧 1%대 초반을 기록했던 이 비율이 1% 아래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정중원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총수 개인이 가진 돈은 얼마 안 되는데 기업 규모는 커지다 보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그룹 내 계열사끼리 보유한 지분율(52.77%)은 전년보다 2.5%포인트 늘었다. 이화여대 김상택(경제학) 교수는 “그룹 총수의 지분율은 낮아졌지만 (계열사 지배를 통해) 그룹에서의 영향력은 커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날 63개 그룹의 지분도를 공개했다. 이는 그룹별 출자현황을 한 장의 그림에 정리한 것으로, 올해 처음 만들었다. 총수가 있으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그룹 29곳은 복잡한 거미줄식 출자구조가 많았다. 정중원 국장은 “대기업이 복잡한 소유구조를 스스로 개선하도록 정보 공개 등 시장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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