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상철 “이통3사, 주파수 공동사용하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열린 LTE 서비스 1년 간담회에서 주파수 공용제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이상철(64)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KT에 ‘주파수 공용제’ 도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금처럼 경매를 해서 주파수를 독점 확보하는 방식은 주파수 값을 잔뜩 올려놓는 부작용이 있으니, 경매를 하지 말고 이동통신 3사가 주파수를 공동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개시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지난달 중순 방통위에 이 같은 제안을 한 뒤 SK텔레콤과 KT에 입장을 함께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이동통신사들이 주파수를 경매를 통해 확보하다가 그 값이 1조, 2조, 3조원으로 치솟으면 부담은 결국 이동통신 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며 “앞으로 나올 주파수는 이동통신 3사가 공유해서 쓰고, 쓴 만큼 돈을 내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주파수를 함께 쓰면 통신망 구축비용이 줄어 결국 고객들이 내는 통신비도 줄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은 지난해부터 경매 방식을 도입해 주파수를 할당하고 있다. 경매 참여자들이 계속 더 높은 값을 부르게 해 최고가를 제시하는 쪽이 주파수 사용권을 가져간다. 지난해 8월 이 방식에 따라 처음 실시된 1.8㎓ 대역 주파수 경매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9일 동안 83번 서로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쟁을 벌였다. 그 사이 처음 4400억원에 시작한 경매는 배 이상 값이 뛰었다. 결국 SK텔레콤이 9950억원에 주파수를 가져갔다. 하지만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경매 방식 대해 “과도한 주파수 값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주파수 공용제 제안에 대해 방통위 최준호 주파수정책과장은 “경매제도는 주파수의 가치를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도입했던 것”이라며 “아직 공용제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과 실효성 여부 등을 다각도로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LTE와 관련해 콘텐트 융합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음성을 인터넷망에 실어 보내는 VoLTE가 시작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미지의 통신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반기 중에 VoLTE를 도입한 뒤 음성·문자·비디오를 함께 주고받는 서비스를 포함해 세계 최초 서비스를 5개 정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박태희 기자

주파수 공용제  지금은 이동통신사들이 제각기 조금씩 다른 주파수를 사들여서는 이통 서비스를 하는 데 쓴다. 그러나 주파수 공용제에서는 같은 주파수를 쓰고, 회사별 가입자들이 전파를 얼마나 사용했느냐에 따라 나중에 주파수 사용료를 내게 된다. 이렇게 하면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독점하는 데 따른 초기 거액 비용 투자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통사들은 또 공용제를 도입하면 망 구축 부담이 줄어 통신 요금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