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제자리 … 무역흑자 1년 새 33%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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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상반기 한국의 수출입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무역 흑자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한 2753억8000만 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2646억4000만 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 흑자는 107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54억 달러)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지경부는 “상반기 대외 여건 악화로 선진국과 신흥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주요 품목의 수출 증가율도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15.7%)와 자동차 부품(10.2%)이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입어 크게 늘었고, 일반기계(9.8%)·석유제품(11.5%) 등도 10% 내외의 증가세였다. 반면에 선박(-20.1%)·무선통신기기(-32.3%)는 20% 이상 줄었다. 무선통신기기는 스마트폰 해외 생산 비중이 2010년 15.9%에서 지난해 56.8%로, 다시 올해 1분기 79.7%로 급증한 탓에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FTA 체결 1주년을 맞은 EU로의 수출이 16.0%나 줄었다. 반면에 EU로부터의 수입은 7.8% 늘었다. 석유제품(24.0%)과 자동차 부품(16.3%) 수출이 증가했지만 반도체(-40.9%)·무선통신기기(-24.7%) 등의 수출은 크게 줄었다. 한국의 최대 수출지인 대중국 수출도 가전(-14.2%)·일반기계(-12.9%) 등을 중심으로 줄면서 전체적으로 1.2% 감소했다. 미국(10.7%)·아세안(9.6%)·중동(18.3%) 등으로의 수출은 비교적 괜찮았다.

 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 증가한 473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입은 5.4% 줄어든 423억90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무역 흑자는 49억6000만 달러로 2010년 10월 이후 최대치였다.

 지경부는 대외 여건 악화를 이유로 올해 수출은 3.5% 증가한 5745억 달러, 수입은 5.0% 증가한 55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대폭 낮춰 잡은 것이다. 지경부는 올해 초 수출을 6.7% 증가한 5950억달러, 수입은 8.7% 늘어난 5700억 달러로 예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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