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gg1’ 가진 간암환자, 열에 넷은 수술 후 재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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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간암 환자의 수명을 단축하고 암 덩어리를 다시 만드는 악성 유전자가 확인됐다.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박능화(48)·정석원(41)·신정우(43) 교수팀은 간암 환자가 갖고 있는 14개의 일반 유전자 중 환자 수명을 단축하거나 암을 재발시키는 악성 유전자 5개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냈다고 1일 밝혔다.

 ‘ogg1’ 등으로 불리는 이 5개의 악성 유전자는 환자 몸속에서 위험 세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환자가 몸 속에 이들 유전자를 갖고 있거나 각각의 유전자 활동량이 많으면 그만큼 암 재발 가능성이 높고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중 ‘ogg1’으로 불리는 악성 유전자는 간암 환자가 암 덩어리를 제거해도 다시 암 덩어리를 만드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유전자를 가진 10명의 간암 수술 환자 중 4명이 재발했다고 울산대병원은 설명했다.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2년부터 간암 환자 708명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 이들 유전자를 지난 3월쯤 가려냈다.

 연구결과는 ‘DNA복구 유전자의 염기 다형성이 한국인 만성 B형 간염 관련 간세포암종의 생존 기간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세계적 간 연구 학술지인『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4월호에 실렸다.

 정석원 교수는 “간암 치료법 개발의 시작을 알리는 값진 연구결과다”며 “5개의 악성 유전자를 가졌다해서 모두 악영향을 받는다기보다 그만큼 위험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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