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5㎜ 이하 혹에도 암 있을 수 있어 갑상선 결절 발견되면 세포 검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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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천안의료원 제3외과 과장

정기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 때문에 실시한 초음파 검사, 혹은 두경부 수술 중에 우연히 갑상선에 혹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갑상선 우연종(Thyroid incidentaloma)이라고 표현하며 갑상선에 생긴 혹을 결절 또는 종양이라고 한다. 결절은 그 수에 따라 단일 결절과 다발성 결절로 구분되며, 병리학적 소견에 따라 양성 결절과 악성 결절로 구분된다. 양성 결절에는 양성 선종·결절성 선종·갑상선염·낭종 등이 대표적 질환이다. 결절은 서서히 자라서 하나 또는 여러 개가 생기지만 갑상선 기능에는 변화가 없는 것이 보통이다. 간혹 주위 조직을 누르기도 하고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하지만, 미용상의 문제가 되는 경우가 아니면 기본적으로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반면 악성 결절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주위의 임파선이나 뼈, 폐 등으로 전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갑상선 결절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악성여부, 즉 암의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며 갑상선 결절을 적극적으로 검사하는 이유다. 양성 갑상선 결절은 일생 동안 양성으로 유지되며 악성으로 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그러나 양성결절이더라도 약 20% 정도에서 그 크기가 증가하며, 수술이 필요할 만큼 크기가 증가되거나 악성으로 변화되는 경우는 4.5% 정도였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므로 결절이 악성 가능성을 보일 때, 그것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서 위험인자를 평가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 우선 영상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 갑상선 결절은 악성의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 철저한 문진과 이학적 검사가 시행돼야 한다. 나이·성별·내분비 질환의 과거력·악성 질환의 개인 병력·두경부에 대한 방사선 조사력·삼킴곤란이나 쉰 목소리 같은 증상 등이 포함된다. 또 갑상선 기능 검사도 시행한다.

일단 이학적 검사가 끝나면 모든 환자는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초음파 검사로 모든 갑상선 결절의 위치와 개수 등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하며, 갑상선 결절의 크기는 위아래의 길이와 가로·세로의 길이·앞뒤의 두께 등을 최대한 정확히 측정한다. 정확한 측정은 추적관찰을 하는 경우 변화의 비교에 유용하게 쓰인다. 최근에는 민감한 초음파 기구가 사용됨에 따라 약 1~2㎜ 크기의 아주 작은 결절까지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작은 결절은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지만, 5㎜ 이하의 작은 결절 중에도 악성 결절, 즉 갑상선암이 있을 수 있다. 초음파 시행 중 악성이 우려되는 갑상선 결절에 대해서는 이것을 전부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결절 전체를 절제한 후 조직검사를 해 보아야 하지만, 이러한 일은 수술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대게는 미세침 흡인 세포검사를 통해 세포를 뽑아 검사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세포검사가 갑상선 결절을 진단하는 ‘표준 치료법’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비교적 간단하다.

세포검사의 결과는 ①악성, ②양성, ③악성 의심, ④불충분 검체로 나뉜다. 대략 흡인물의 4~5%가 악성, 70%는 양성, 10%가 악성 의심소견을 보이고 있으며, 약 15%에서 불충분한 검체로 판단된다.

박민재 천안의료원 제3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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