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넨카 킥’이 유로2012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파넨카 킥은 승부차기에서 칩슛으로 공을 한가운데로 차는 기술로 197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체코슬로바키아 의 안토닌 파넨카가 처음 시도했다. 28일(한국시간) 유로2012 준결승에서는 스페인의 세르히오 라모스(26·레알 마드리드)가 네 번째 키커로 나서 파넨카 킥을 성공시켰다. 25일 열린 8강전에서도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피를로(33·유벤투스)가 멋진 파넨카 킥을 선보였다.
페널티킥 지점에서 골문까지의 거리는 11m. 공이 골문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4~0.5초다. 반면 골키퍼의 반응속도는 0.6초 정도다. 공의 방향을 보고 막아내기란 어렵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골키퍼는 키커가 공을 차기 직전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다. 파넨카 킥은 이런 골키퍼의 성향을 이용한다. 키커는 공의 한가운데 밑을 ‘툭’ 하고 가볍게 차 올린다. 공은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면서 균형을 잃은 골키퍼 옆을 지나쳐 골문 안으로 비행한다. 허를 찔린 골키퍼는 뻔히 보면서도 당하게 된다.
그러나 살 떨리는 승부차기에서 대놓고 한가운데로 공을 차기란 쉽지 않다. 골키퍼가 키커의 의도를 알아채고 가만히 있을 경우, 공은 골키퍼의 가슴에 안긴다. 키커뿐 아니라 보는 사람도 민망한 킥이 되고 만다. 그래도 선수들이 이 킥을 사용하는 이유는 성공할 경우, 상대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기 때문이다. 라모스와 피를로가 파넨카 킥을 성공시킨 후 상대 키커들이 모두 실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1997년 컵대회에서 포항 소속이던 FC 서울 박태하 코치가 성공시킨 적이 있다. 그는 부산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서 능청스럽게 파넨카 킥을 성공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