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물 폭탄 삼성전자 또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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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말 미 뉴욕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엔 훈풍이 불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폭탄’에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01포인트(1.19%) 하락한 1825.38에 마감했다. 22일 세계 주요국 경제지표가 일제히 기대에 못 미치면서 41.76포인트(2.29%) 급락한 데 이어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세계 이벤트에 일희일비하는 최근 증시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담보 조건 완화 소식에 힘입어 뉴욕 증시가 상승 반전했다는 소식은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더없이 좋은 호재였다. 그러나 장은 정반대로 흘렀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거나 새로 출범한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재협상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일부 작용했겠지만 이날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은 삼성전자”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4.23% 급락한 113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2월 14일(108만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낙폭으로는 지난달 18일(-4.66%) 이후 가장 컸다.

이날 삼성전자 급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최근 3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50만 주 넘게 팔아치우며 지분율을 51%대에서 49%대로 줄였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 탓이다. 그러나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실적 모멘텀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시가총액 300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달러 강세도 코스피 부진에 한몫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4.45원 떨어진 1161.25원이었다. 박승영 토러스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외국인이 환차손을 우려해 매도로 돌아서고, 엔화 약세 탓에 상대적으로 일본 증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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