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증권사 "자녀에 물려주고픈 5대 주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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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를 1등으로 만들겠습니다.”

 2010년 4월, 새로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된 이준재(46) 센터장이 첫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휘하에 있는 애널리스트들조차 ‘의례적인 취임 인사’라고 여겼다. 이 센터장은 은행·카드 담당 애널리스트로서는 수차례 1등 경험이 있지만 조직을 이끌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한투증권은 회사 규모에 비해 리서치가 약하다는 평을 들어왔던 터였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그리고 이 센터장은 취임 2년여 만에 꿈을 이뤘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Thomson Reuters·JoongAngIlbo Analyst Awards·이하 중앙·톰슨로이터상)’ 평가 결과, 한투증권이 증권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앞서 1, 2회 때는 아예 순위에 들지 못했다.

 최근 중앙일보와 만난 이 센터장은 “‘1등 리서치센터’는 레토릭(수사)이 아니라 처음부터 실현 가능한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의 전략은 ‘차별화’였다. 다른 리서치센터처럼 단순히 기업 실적만 분석하는 게 아니라 거시경제 환경에서의 기업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주제별 보고서를 쓰도록 했다. 애널리스트 한 명당 최소 한 명의 보조 연구원(RA)을 붙여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왔다. 투자자와의 소통도 늘렸다. 리서치 포럼은 물론이고, 국내외 기업설명회(NDR)를 수시로 열었다. 연 100여 개 기업을 외국 투자가와 연결시켰다.

 이 센터장은 개혁은 했지만 독재는 하지 않았다. 그는 “애널리스트 관점에 대해선 ‘빨간펜’을 들지 않았다”며 “오히려 열정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의 판단에는 간섭하지 않았다. 오로지 사실과 논리만 문제 삼았다. 국내 증권가에서 여전히 보기 드문 매도 보고서를 써도 상관하지 않았다. 이 센터장 역시 2002년 카드사태 직전 호황이 영원할 줄 알았던 카드산업에 대해 매도 보고서를 내놓아 스타로 떠오른 전력이 있다.

 이 센터장은 “1등을 했어도 마음이 마냥 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앞날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화를 지켜내기 위한 대책이 나오길 기대하지만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1780선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780포인트는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배율(PBR) 1배 수준이다. 과거 PBR이 1배 밑으로 주가가 떨어졌던 적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뿐이다. 이 센터장은 “7월이 주식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3분기를 전후로 바닥을 다진 후 연말로 갈수록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5대 주식으로는 삼성전자·기아차·현대모비스·CJ제일제당·오리온을 꼽았다.

톰슨로이터 세계 최대 금융정보 제공업체. 2007년 세계 3대 통신사이자 금융정보회사인 영국 로이터그룹과 캐나다 미디어그룹인 톰슨코퍼레이션이 합병해 탄생했다. 법률·회계·과학·의료 전문정보도 제공한다. 애널리스트 어워즈와 함께 펀드 관련 평가인 ‘리퍼 어워즈’와 ‘엑스텔 어워즈’ 등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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