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노림수 결행-손익 계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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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준결승 3국>
○·원성진 9단 ●·천야오예 9단

제12보(162~175)=형세는 팽팽하지만 두 기사의 기분은 극과 극이다. 추격에 성공한 원성진은 행복하고 스스로 추격을 허용한 천야오예는 불행하다. 전보 천야오예의 흑▲가 은근히 대마를 위협하고 있다. 손 빼면 ‘참고도1’ 흑1로 잡으러 가겠다고 한다. 백2엔 흑3으로 두 집은 없다. 물론 백도 4의 패를 이겨 다시 A로 들어가면 거저 죽지는 않는다. 원성진은 그러나 164로 살아둔다. 조금 전 같으면 배 째라며 버텼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바둑이 이길 가능성이 생기자 죽는 게 겁이 난다.

  천야오예가 164를 외면하고 165에 둔 것은 또 다른 위협이다. 중앙 한 점을 끊으려 한다. 흑이 노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원성진은 166에 두고 있다. 한번 해보자는 선언이다. 두 기사 사이에서 암중으로 스파크가 번쩍 일어나더니 기어코 167의 노림수가 터졌다. 드디어 바둑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백이 ‘참고도2’처럼 받는 것은 그야말로 무책이다. 흑2로 끊기면 사방이 철벽이라 바로 죽음이다. 원성진은 168로 늦추는 수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중앙 한 점은 끊겼지만 백도 B로 찌르면 흑 7점을 끊어 잡을 수 있다. 과연 손익 계산은 어찌 될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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