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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 하나로 오디오·동영상 즐겨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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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호 26면

쉐보레의 준중형 세단 크루즈(사진)가 화장을 고쳤다. ‘풀 모델 체인지’급 세대 교체는 아니다. 기존 모델을 꼼꼼히 다듬은 ‘부분 변경’이다. 크루즈는 2008년 라세티 프리미어로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지금의 이름은 지난해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며 쓰기 시작했다. 크루즈는 GM의 유럽 자회사 오펠이 개발한 델타Ⅱ 플랫폼을 쓴다. 올란도와 같은 밑바탕이다.

자동차 시승기 준중형 세단 ‘쉐보레 크루즈’

기존 크루즈와 가장 큰 차이는 앞모습이다. 앞 범퍼 안개등 주위에 범선 돛 같은 모양의 윤곽을 새겼다. ‘보타이(나비넥타이)’ 엠블럼을 머금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테두리 형상은 그대로다. 하지만 구멍을 촘촘히 가로지르는 핀의 디자인을 바꿔 한층 스포티해졌다. 옆모습에선 새 디자인의 17인치 알로이 휠이 눈에 띈다. 뒷모습은 이전과 같다.
실내 디자인도 다듬었다. 대시보드 위쪽과 센터페시아, 가운데 송풍구 등을 새로 빚었다. 센터페시아 위쪽엔 사물함을 달았다. 사물함 안쪽의 USB 단자를 통해 스마트폰 등 외부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동반석 쪽에 달았던 주차 브레이크는 이제 운전석 쪽으로 옮겼다. 시트 디자인도 바꿨다. 모서리를 좀 더 잡아 세웠다. 그 결과 몸을 더 단단히 잡아준다.

이번 크루즈 변화의 핵심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쉐보레 마이링크’라고 명명했다. 인포테인먼트는 인포메이션(정보)과 엔터테인먼트(재미)의 합성어다. ‘쉐보레 마이링크’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접점에서 꽃피운 상징적 장비다. 55만원짜리 옵션이다. 터치스크린 모니터로 오디오와 블루투스 오디오 재생, 사진 및 영상 감상, 후방모니터 기능을 소화한다.

‘쉐보레 마이링크’ 덕분에 각종 기능을 다루기 한결 쉬워졌다. 실내 디자인도 한층 깔끔하다. 스위치가 확연히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별도의 옵션(120만원)이다. 게다가 마이링크나 내비게이션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ECM 룸미러는 25만원에 달 수 있다. 밝은 빛을 감지하면 어두워져 눈부심을 줄인다. 하이패스 단말기도 품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1.8L 가솔린(142마력)과 2.0L 디젤 터보(163마력)로 나뉜다. 변속기는 가솔린은 6단 자동, 디젤은 6단 자동 또는 수동 가운데 고를 수 있다. 아울러 전 모델이 앞바퀴 굴림 방식이다. 시승차는 가솔린 엔진과 마이링크 옵션을 갖춘 LTZ+. 여기에 7만원만 더 얹으면 휠까지 새카맣게 칠한 최고급 모델 ‘더 퍼펙트 블랙’을 살 수 있다.
시승차는 스마트 키를 갖췄다. 따라서 키를 몸에 지닌 채 버튼만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아이들링 땐 엔진이 깨어 있는지 궁금할 만큼 조용하다. 초기 가속은 평범하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극적이다. 엔진 회전수가 4000rpm 이상 치솟을 때 본격적으로 무르익은 힘을 토해내기 때문이다. 이때 가변밸브 시스템도 끼어들어 들숨과 날숨의 간격을 바짝 좁힌다.

이렇게 회전 수를 높일 때 엔진은 가장 쌩쌩하다. 또한 박력 넘치는 사운드로 가속의 흥을 돋운다. 물론 이처럼 들쑤시지 않으면 서둘러 6단 기어를 물고 엔진을 최소한만 돌려 연료를 아낀다. 브레이크도 믿음직스럽다. 제동력은 페달 밟는 깊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치솟는다. 급제동 때도 꽁무니 흩뜨리지 않고 반듯한 자세를 유지한다.

크루즈의 백미는 핸들링이다. 스티어링 휠 조작과 차체 움직임의 궁합이 좋다. 꺾는 즉시 날카롭게 방향을 튼다. 코너도 경쾌하게 감아 돈다. 무게중심의 이동에 따라 스티어링 휠이 코너 안쪽으로 저절로 말려드는 느낌이다. 균형 감각이 뛰어난 차의 특징이다. 무게는 라이벌보다 더 나가는 편이다. 대신 그만큼 고속 주행이 한층 차분하고 안정적이다.

크루즈를 살 계획이 있다면 지금이 좋다. 이즈음 공장의 작업 숙련도가 최고조라 품질이 안정됐다. 아울러 소비자나 시험팀의 지적을 반영해 소소한 오류까지 바로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차의 완성도는 ‘부분변경’을 마쳤을 때 가장 뛰어나다. 쉐보레가 크루즈 이름 앞에 ‘더 퍼펙트(완벽)’를 붙인 자신감이 여기서 나온다. 휘발유 1749~2049만원, 경유 2315~233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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