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 “인도·브라질은 비관적 … 중국은 연착륙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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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정기영(58) 삼성경제연구소(SERI) 소장은 20일 삼성그룹 사장단 앞에서 “경제 리스크(위험)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리스크와 함께 생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에서 열린 수요 정례 사장단 회의에서다. 유럽 재정위기에서 불거진 경기 침체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를 견딜 채비를 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중앙일보가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2013년이 지난 뒤에야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중앙일보>6월 7일자 2면>

 이날 ‘최근 해외 경제현안’을 주제로 강연한 정 소장은 “장기 지속형 리스크와 함께 생존하기 위한 최우선 조건으로 단단한 조직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준법경영 강화,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내부 관리, 적극적인 임직원 간 소통 등 세 가지를 원칙 삼아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소수의 리딩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도 했다. 경기가 가라앉아 수요가 줄면 기업들 사이에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이때 자금과 기술력이 탄탄한 선도 업체들이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게 된다는 얘기다.

 강연에서 정 소장은 주요 국가별 경제 전망도 내놓았다. “유로존은 현재의 불안 국면이 진정될 가능성은 낮은 대신 최악의 위기 발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봤다. 브릭스(BRICs) 국가 중 인도와 브라질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었다. 성장 둔화세가 뚜렷한 데다, 장기 부진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 수단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 대해선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으로 비교적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8일 낸 ‘미국 제조업의 본국 회귀 배경과 전망’ 보고서에서 “유럽과 일본 같은 다른 선진 시장보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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