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비즈 칼럼

유니레버 경영 효율화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박원섭
한국IBM 글로벌프로세스 서비스(GPS) 대표

과거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아웃소싱을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용 절감이 아니라 기업의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기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최근엔 단순한 아웃소싱 대신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이라는 용어와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경영과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효과적인 글로벌 통합운영 체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BPO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구매·인사·회계·고객관리의 전 영역을 BPO 파트너가 수행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대표 사이트인 ‘월드와이드네트워크’ 운영도 BPO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혁신적 디자인, 표준화된 콘텐트, 직관적인 사용자 참여기능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합한 토털 디지털 플랫폼으로 마케팅 프로세스에 혁신을 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를 글로벌 비전 달성을 위한 새로운 10년을 여는 해로 선언하면서 마케팅, 인테리어 공사 및 시설관리, 비즈니스 서비스, 정보기술(IT) 등을 통합해 통째로 BPO에 맡겼다.

 해외 사례로는 유니레버가 대표적이다. 구매 프로세스를 효율화해 2년간 792억원의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 또 재무회계 업무를 BPO사에 맡겨 운영비용의 20~35%, 비용처리 프로세싱 비용의 40~60%을 절감하는 결과를 얻었다. 영국 석유회사 BP는 토털 재무회계 서비스를 제공받아 운영비용 25%를 절감했고, 호주의 통신사 텔스트라는 구매 아웃소싱 도입으로 2년간 총 3691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냈다. P&G는 80개국 9만8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통합운영 서비스를 실시해 인사 부문 생산성을 50% 이상 향상시켰다.

 IBM 비즈니스 가치연구소에 따르면 BPO를 적용한 기업은 평균적으로 20%의 매출증대, 15%의 수익 개선, 25%의 비수익성 고정자산 축소 및 1%의 위험 경감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고 있다. 이제는 변화와 혁신이 구호만으로 끝날 수 없다. 자체 핵심 역량 강화에 덧붙여 BPO를 통한 효율적인 경영기법 도입으로 글로벌 경쟁시대에 선진기업과의 격차를 해소해야 할 때다.

박원섭 한국IBM 글로벌프로세스 서비스(GPS)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