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세대 전투기 후보 F-35, 미 회계감사원 평가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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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의 후보 기종 가운데 하나인 미 록히드마틴의 F-35(Joint Strike Fighter·JSF) 전투기에 대한 미 회계감사원(GAO)의 자체 평가가 나왔다. GAO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발간한 F-35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이뤄진 구조개혁 작업으로 F-35의 개발 비용과 기간이 더 늘어났다”며 “국방부가 보다 향상된 개혁 조치를 취하고, 가격 적정성 문제에 대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GAO는 독립 감사기관으로 공금 사용 조사와 연방 정책 평가 등을 통해 의회에 조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GAO는 F-35 프로그램이 2011년도 목표 수행 면에서 11개 가운데 6개를 달성해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다(mixed)는 평가를 내렸다. 11개 목표는 특수 비행·비용 등과 관련된 것으로, 이 가운데 개발 시험비행의 경우 가속도가 붙기는 했지만 21% 정도가 완료됐으며 가장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GAO는 밝혔다. 또 차세대 감지기(sensor)를 통해 전투 효율성을 제공하는 미션 시스템의 경우 4%만 검증됐다. 미션 시스템에 필수적인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어는 야간투시력 통합과 데이터 전송에서 결함을 보여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GAO는 2400만 개 소프트웨어 라인의 개발과 통합도 여전히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의 획득비용 증가와 전투기 납입 기한 연장도 지적됐다. F-35 프로젝트의 총 획득 비용은 2007년 기준치보다 1172억 달러 늘어난 3957억 달러(약 458조원)로 집계됐다. 전투기당 단가도 2001년 개발을 시작했을 때보다 두 배로 증가했다. 풀가동 생산이 가능한 시기는 2019년으로, 예정보다 6년이나 지연됐다. 전투기 개발 비용은 2007년보다 104억 달러 늘어난 552억 달러(약 64조원)로 추정됐다. GAO는 F-35의 개발비 증가와 납입 기한 연기와 관련해 “개발과 시험, 생산 등 너무 많은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 불안정성이 증가했다”며 “시험에서 발견된 결함을 수정하기 위해 생산 과정에서 최소 3억7300만 달러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투기) 프로그램의 계속되는 불확실성은 미국이나 해외 파트너들이 미래 예산과 획득 스케줄을 공약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도 지난 5일 F-35의 전자전 수행 능력 면에서 잠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군사위는 2013년 국방 예산안에 첨부한 보고서에서 “JSF 전투기를 미국과 동맹국들에 적정한 가격과 성능에 공급할 수 있는지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6일 GAO의 보고서 등을 소개하며 “미국이 이렇게 논란이 많은 F-35를 외국에 팔 수 있는 이유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you scratch our back, we scratch yours)’식의 논리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GAO 발표 직후인 15일 F-35 도입을 확정한 노르웨이를 예로 들며 “노르웨이는 대형 미사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많은 나라에서 F-35에 결합되지 않는 한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를 꺼렸다”며 “노르웨이는 미국으로부터 이에 대한 확답을 받고 F-35 도입을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F-35 제원

탑승인원 : 1명, 길이 : 15.67m, 날개 폭 : 10.67m
높이 : 4.33m, 최대 이륙 중량 : 3만1751㎏
최고 속력 : 마하 1.6(시속 1958㎞)
가격 : 4500만~6000만 달러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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