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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으로 사경 헤매던 사람, 이것 먹고 '벌떡'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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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무더위엔 삼계탕·개장국(보신탕) 등 이른바 보신(補身) 식품들이 잘 팔린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닭·개 외에 즐겨 먹는 것이 흑염소 고기다.

염소(goat)에서 염(髥)자는 ‘구레나룻 수염’을 뜻한다. 턱에 수염이 난 소라 하여 염소라고 부른다. 염소를 양·산양과 헷갈려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미년(未年)에 태어난 사람을 ‘양띠’ 혹은 ‘염소띠’라고 부르는 것이 그 예다.

양(羊·sheep)은 면양(綿羊)을 가리킨다. 산양(山羊)은 북부 고산지대의 산기슭에서 사는 야생산양을 뜻한다.

양과 염소는 반드시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고지식한 성격을 지녔다. 군집 생활을 하고 평화·온순의 상징이란 것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염소는 양보다 민첩하고 높은 곳에 더 잘 올라간다.

염소는 소·양처럼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이다. 위(胃)는 4개, 앞·뒤 발굽은 각각 2개이며 뿔이 나 있다. 40∼50㎏이면 대략 다 큰 것이다. 흑색·갈색·백색종이 있는데 갈색·백색종은 자취를 감췄고 흑색종인 흑염소만 남아 있다(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최순호 박사).

블랙 푸드의 하나인 흑염소 고기는 예부터 건강에 유익한 식품으로 간주됐다. “오리고기와 염소고기는 (일부러) 찾아가서 먹으라”는 말도 있다. 장희빈의 연인이던 숙종이 챙겨 먹었던 네 가지 검은 식품(검은콩·검은깨·오골계·흑염소)에도 포함된다. 건강한 오골계를 골라 속을 비운 뒤 흑염소 고기·검정콩·검은깨를 넣고 두 시간쯤 푹 고아 고기와 국물까지 먹었다고 전해진다.

한방에서 검은색은 신장의 기운을 북돋우는 색이다. 동양 의서엔 “허약한 사람의 영양 보충과 보신에 으뜸”(동의보감),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소화기능이 약하거나 병후 쇠약해졌거나 더위를 많이 타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이롭다”(본초강목), “속을 덥게 하고 심장을 안정시킨다”(명의별록) 등 약성(藥性)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김일훈의 신약본초엔 “당뇨병으로 사경을 헤매던 사람이 삼지구엽초·옻나무·인삼 등 약초를 먹여서 키운 흑염소를 먹고 건강해졌다”고 기술돼 있다.

가지 셋에 잎이 9개 붙어 있다고 하여 삼지구엽초인데 다른 이름은 음양곽이다. ‘음탕한 염소의 풀’이란 의미로 염소가 이 식물의 잎을 뜯어 먹고 하루에 100번 일을 치렀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영양적으론 저열량·고단백질·저지방 식품이다. 100g당 열량이 107㎉로 돼지고기 삼겹살(331㎉)은 물론 소 등심(192㎉)·양고기(144㎉)·오리고기(151㎉)보다 낮다.

단백질 함량은 100g당 21.9g으로 다른 육류들과 별 차이가 없으나 지방(100g당 1.5g)은 확실히 적게 들어 있다(오리고기 8.1g, 양고기 8g, 소 등심 11.3g, 삼겹살 28.4g). 게다가 흑염소고기의 지방은 혈관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42.5%)보다 이로운 불포화지방(57.5%)의 비율이 더 높다. 또 흑염소 고기 100g엔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철분(빈혈 예방)의 3분의 1가량이 들어 있다.

단점은 양고기처럼 특유의 냄새가 있다는 것. 수컷은 호르몬 탓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암컷도 약하지만 냄새가 난다. 냄새를 없애기 위해 수컷을 거세하거나 요리할 때 생강 등 향신료를 사용한다(한국식품연구원 한찬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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