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생존 키워드는 내실,감수성,SN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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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에서는 디지털 혁명 같은 지각변동 때문에 요구되는 종전 패러다임의 변화를 ‘뉴노멀’(the new normal)이라고 부른다. 지속화되는 유로존의 불안과 불경기를 비롯하여 지금 기업들은 여러 굵직굵직한 사안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까지 그 여파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고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러면 마케팅과 브랜드관리에서 과연 무엇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

뉴노멀 1 : 브랜드의 내실화
소비자들 입장에서 경기침체가 지속화되면 브랜드에 대한 평가 기준이 조정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구매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상징적인 측면보다 경제적인 메리트를 더 중시할 수 있다.

또한 브랜드의 ‘거품’에 대한 저항감이 더 커지게 된다. 기업은 브랜드 경제성과 품질성의 균형을 더 섬세하게 맞춰야 한다.

뉴노멀 2 : 브랜드 감수성의 강화
지난해 ‘Occupy Wall St.’ 운동이 여러 국가에서 실직자들의 공감을 크게 얻었다. 이 운동은 자본주의에서 발생하는 부의 공유나 과정 또는 침체에 따른 경제적 고통이 공평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때 기업들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 일각의 고통을 공감하고 공유하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을 브랜드를 통하여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 일환으로 브랜드 자산 측정 항목 중에 ‘브랜드 감수성 지수’ 를 개발하여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몇 년 전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소비자가 실직하면 차값을 환불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뉴노멀 정신의 좋은 예 다.

뉴노멀 3 : 브랜드 주체의 다변화
근대 경영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제조업자를 대신하여 마케팅의 주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이 강해지면서 이 현상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소비자들과 제3자들이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평가를 마이크로블로그,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를 통하여 많이 전파하고 있다. 영화, 음악, 서비스처럼 입소문의 효과가 큰 업종에서는 제도권 매체의 정보보다 SNS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존도가 더 높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은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의 새롭고도 중요한 전선이 형성된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광고만 하는 것으로 간주하면 안 되고 브랜드와 새로운 매체의 최적 결합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한다.

기업의 환경은 날로 달라지고 있는데 옛날 방식 즉 올드노멀(old normal) 사고방식에 젖은 기업들은 하루빨리 현실 직시를 해야 하며 브랜드 관리의 뉴노멀을 과감히 도입하여 경영 난국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장대련 교수
연세대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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