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래,너라면 할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강원래 힘내라!"

지난해 11월 불의의 오토바이 사고로 투병중인 남성 댄스듀오 클론의 강원래(32)에게 팬들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밤 KBS2'서세원쇼'가 특집으로 26분간 그를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한 뒤 이 프로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4일 하루에만 격려의 글이 1천여건 올랐다.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앉은 그는 10분에 한 번씩 누워야 할 정도로 힘들어 보였다. 얼굴을 고정시키기 위해 보조기까지 착용한 채 가쁜 숨을 쉬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쓰러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예의 그 밝고 호탕한 웃음과 함께 "토크왕 자리 곧 차지하겠다"며 농담까지 던지는 그의 활달함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저에겐 이겨내야 할 상황이 있잖아요. 그런데 준엽이는 갑자기 닥친 일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을거에요. 짝을 다시 찾기도 힘들테고…. 저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걔는 아무것도 할 게 없어요. 되게 미안하죠."

국내에서 뿐아니라 대만과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자신의 불행을 거름 삼아 정신적 성숙을 이뤄가고 있는 듯했다. 특히 '긴 병에 효자없다'는 속담을 들먹이며 애인 김송씨와 함께 우는 장면에서는 대담자로 나온 서세원도 눈물을 쏟았다.

그런 강원래의 용감한 투병기가 곧 프로그램으로 제작돼 시청자들을 찾는다.

KBS2 '한국이 보인다' (일 오후 4시50분)는 다음달 5일부터 매주 20여분씩 그의 투병기를 다큐 형식으로 내보낸다. 외모가 생명인 스타가 자신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이기가 쉽지 않았을테지만 제작진으로부터 크리스토퍼 리브 얘기를 전해듣고는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슈퍼맨'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브는 말에서 떨어져 전신마비가 된 후에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벌이며 재활의 의지를 불태워 수많은 장애인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제작진은 팬들의 방문까지 거부할 만큼 대인기피증을 보이는 그를 위해 병실에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촬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KBS의 김경식 차장은 "강원래가 온 힘을 다해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을 보면서 역경에 처한 많은 사람들도 자신을 돌아보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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