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인도에 투기등급 강등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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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이라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경제 4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정크)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이딥 무케르지 S&P 신용담당 애널리스트는 11일 보고서에서 “인도가 브릭스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투자적격 등급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S&P는 “인도의 경제성장 속도가 느려졌고, 정치적인 이유로 경제개혁 속도도 더뎌졌다”며 “이런 문제가 장기 성장 전망마저 위협하면 신용등급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인도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바로 위 단계인 ‘BBB-’다. S&P는 지난 4월 인도 신용등급 전망을 ‘중립’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중국의 신용등급은 ‘AA-’, 브라질과 러시아는 ‘BBB’다.

 올 1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3%에 그쳐 9년 만에 가장 낮았고 최근 몇 년간의 평균 성장률 8%에도 크게 못 미쳤다.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투자가 줄었고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수출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성장률과 함께 대외 신인도도 나빠지고 있다. 최근 인도는 외국 유통기업에 소매시장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가 국내 반발여론에 밀려 이를 유보했다. 에너지 인프라 부족도 심각하다.

인도는 세계 5위의 전력 생산국이지만 전력망이 부족하고 빈부격차가 심해 약 3억 명의 인구가 전기를 사용하지 못한다. 인도 노동인구의 절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데 생산성이 낮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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