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대만, 다시 최대 수출시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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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국가들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서의 위치를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은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 3개국에 전체 수출액의 21.7%인 3백42억달러를 수출했다.

이는 같은 기간 3백40억달러(21.6%)를 수출한 미국을 앞선 것이다.

한국의 중화권 수출 비중은 1996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가 99년에는 미국에 선두 자리를 내줬었다.

특히 99년 이후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정보통신.전자제품 등이 중화권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이 올해 8%대의 경제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수출전망도 밝은 편이다.

지난해 정보통신기기의 대(對)중화권 수출 증가율은 1백13%에 이르렀으며,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59%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경공업제품의 수출 증가율은 18.7%로 점차 감소 추세에 있다.

한은은 올해 중화권 수출 규모가 4백33억달러에 이르러 중화권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서의 위치를 굳힐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화권 국가들은 한국에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백50억달러가 넘는 무역수지흑자를 안겨줘 최근 무역수지흑자 정착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화권 국가로부터의 수입도 급증해 지난해에도 99년에 이어 수입증가율(52%)이 수출증가율(31%)보다 높았다.

수입품목도 원자재 중심에서 소비재와 자본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은은 중화권에 대한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리려면 ▶무역인프라 구축▶지역별.계층별로 차별화한 수출전략 수립▶중국의 소득향상을 겨냥한 내구소비재 수출 증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가격이 낮은 제품으로 수출을 늘리는 것은 곧 한계에 부닥칠 것" 이라며 "첨단 디자인과 경쟁력있는 제품 개발로 한국 상품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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