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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세브란스 가문의 보물 미국 갔던 한국미술품 다시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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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국 브루클린 박물관이 소장한 청자 연꽃무늬 주전자.

미국 고미술 수집가들이 한국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19세기 이후. 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유물은 고려청자였다.

동물학자 에드워드 모스(1838~1925)가 일본 도자기와 함께 수집했다가 1892년 보스턴 미술관에 판매한 ‘청자 꽃 새 무늬 매병’(13세기 전반)은 미국 박물관이 소장한 첫 번째 한국 미술품으로 기록돼 있다.

 명성황후의 어의(御醫)였던 릴리어스 언더우드(1851~1921)도 조선왕실에서 하사받은 것으로 보이는 ‘청자 연꽃무늬 주전자’를 소중하게 간직하다 뉴욕 브루클린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후 수집가들의 관심은 조선 백자나 불화 등으로 옮겨가게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8월 5일까지 여는 특별전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는 미국 미술관들의 한국 문화재를 만나보는 전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해, 보스턴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호놀룰루 미술관 등 미국 대표미술관 9곳의 한국미술품 86점이 고국을 찾았다.

 미국 박물관들이 한국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한국과 인연을 맺었던 개인소장가들의 역할이 컸다.

클리블랜드 미술관은 세브란스 병원 설립을 후원했던 루이스 세브란스(1838~1913)의 아들 존 세브란스(1863~1936)가 기증한 200여 점의 한국 미술품들 덕분에 수준 높은 컬렉션을 갖출 수 있었다. 이 미술관 소장품 중 조선백자와 청자 앵무무늬 정병이 이번에 선보인다.

 1950~60년대 한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며 한국도자기에 깊이 빠졌던 그레고리 헨더슨(1922~88)도 자신이 수입한 한국미술품 150여 점을 하버드대 새클러 미술관에 기증, 일부 판매했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미술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가 1965년 미술관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한국미술 컬렉션을 확충하게 된 사례로 꼽힌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품인 ‘아미타불과 지장보살도’는 원래 중국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 1970년대가 돼서야 한국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샌프란시스코아시아 미술관이 소장한 신라시대 금동불입상, 하버드 새클러 미술관에 있는 가야시대 토기 등도 소개된다. 02-2077-9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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