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드라마에 부는 '요리 바람'

중앙일보

입력

최근 TV 드라마에 '요리바람'이 불고 있다. 요리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등장했는가 하면 MBC 월화드라마〈아줌마〉와 일일드라마〈온달 왕자들〉의 주인공들은 요리를 통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MBC는 오는 7일부터 요리에 대한 적성과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요리를 통해 일과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맛있는 청혼〉(수,목 오후 9시 55분)을 방송한다.

'직업 전문 드라마'를 표방하는 이 작품에는 정준, 소지섭, 손예진, 소유진 등 청춘 스타들이 출연해 라이벌 관계인 '효동각'과 '황금룡' 두 중국집을 무대로 치열한 요리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3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아줌마〉의 '오삼숙(원미경 분)'은 요즘 요리학원에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남편과 집안일밖에 몰랐던 오삼숙은 남편 장진구(강석우)와 이혼한 뒤 '변신을 꿈꾸며' 요리학원에 등록, 친구와 의기투합해 식당을 차릴 채비를 하고 있다.

〈온달 왕자들〉의 네 형제 가운데 맏형인'시광(허준호)'도 최근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 학원 강의를 듣느라 바쁘다. 한때 잘 나가던 가구 회사의 간부였지만 갑작스런 부도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일자리를 잃은 것. 하루 빨리 조리사 자격증을 따서 재도약을 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이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일반 사설 요리학원에서도 최근들어 '조리사 자격증'을 따려는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분당의 모 요리학원은 "드라마가 방송된 이후 학생들부터 아줌마까지 문의전화가 하루 20-30통씩 꾸준히 걸려온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KBS는 지난 10월 '칠리칠리'라는 퓨전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희귀병에 걸린 여주인공을 비롯, 4명의 젊은이들이 펼치는 사랑을 그린 미니시리즈〈눈꽃〉을 방송했는가 하면, SBS도 지난 97년에 최고급 레스토랑을 무대로 다양한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그린〈꿈의 궁전〉을 내보냈었다.

이에 대해〈맛있는 청혼〉의 이은규 책임 프로듀서는 "최근 들어 드라마에 현실 사회를 반영하는 다양한 직업들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요리나 인테리어처럼 일상 생활과 밀접하면서도 즐기면서 일할 수 있고, 자신의 전문성도 살릴 수 있는 직업들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 같다"며 '요리바람'의 원인을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