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 러·일 뺀 4자회담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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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의 ‘6자회담의 전망과 미래’ 세션에서는 회담 당사국(한·미·일·중) 전문가들이 모여 6자회담의 효용성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주제발표에서 “2008년 12월 이후 아예 열리지 못했고, 핵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건 사실이나 6자회담은 여전히 북핵 문제를 다루는 유일한 다자안보협의체”라며 “이 틀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의 대가가 포기하는 것의 편익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게 하는 학습과정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터 벡 아시아재단 한국대표는 “6자회담은 큰 의미 없이 어떤 결과도 도출하지 못한 채 대화를 위한 대화로 공전(空轉)하고 있다”며 “실효성을 거두려면 회담에서 큰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일본과 러시아를 뺀 4자체제로 돌아가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서는 중국의 역할에 대한 주문이 쏟아졌다. 피터 벡 대표는 “중국은 그간 북한을 보호하면서 솔직하지 못한 중개인 역할을 해왔다”고 운을 뗐다. 소에야 요시히데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후 ‘핵실험 의도는 없었다’란 발표를 했는데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리우밍 상하이사회과학원 아태연구부 주임은 “중국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도 “북한이 헌법을 수정해 핵보유국을 명시할 정도로 핵에 대한 강력한 전략적 목표가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노력을 해도 막기 어렵다는 점을 (주변국이) 잘 이해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회를 맡은 김태우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핵 동결 이 어떠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근본적으로 핵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북한을 민주화시키는 쪽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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