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타열전 (48) - 앤드류 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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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0월 20일, 56,365명의 관중들이 꽉 들어찬 양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이날은 아직 얼굴에서 소년의 티를 벗지 못한 한 19세의 야구선수가 스타로 탄생하는 날이었다.

그는 그 경기에서 1차전에서 당시 양키스의 에이스였던 데이빗 콘으로부터 2개의 홈런을 뽑아내면서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때 그의 나이 19세 6개월 28일. 그가 뽑아낸 홈런은 1952년 양키스의 미키 맨틀이 세웠던 20세 11개월 16일이라는 최연소 월드시리즈 홈런기록을 깨는 것이었다. 마침 그 날은 맨틀의 65번째 생일이기도 하였다. 그 어린 선수는 그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하여 혼자 5타점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했다.

언론과 팬들은 대활약을 한 그를 두고 '제2의 행크 애런'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만 4년이 지난 2001년, 지금 이 젊은 선수는 어느덧 애틀랜타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의 강타자가 되었다. 그 선수의 이름은 바로 앤드류 존스이다.

1977년 4월 23일 카리브해 연안의 작은 섬인 네덜란드령 안틸레스의 큐라소라는 곳에서 태어난 존스는 어릴적부터 야구에 대단한 소질을 보이게 된다. 그의 재능은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스카우트들의 군침을 돌게 함에 충분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규정상 그가 16세가 되기 전까지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 그리고 1993년 존스의 나이 16세 때 4만6천달러의 계약금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1994년 걸프코스트 루키리그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존스는 1995년에는 싱글A 메이컨에서 활약하면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베이스볼 아메리카', 'USA Today' 등에 의해 그 해의 마이너리거로 선정되기까지도 하였다.

1996년 그는 불과 석달만에 싱글 A에서 더블A를 거쳐 트리플A에 승격되었고, 그후 불과 3주만인 1996년 8월에는 꿈이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과 월드시리즈를 통해 그는 일약 세인의 주목을 받게 된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의 첫해였던 1997년에는 우익수와 중견수를 번갈아 맡으면서 153경기를 출전했다. 그리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미래의 스타로서의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받게 된다.

1998년에 접어들자 존스는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주로 7, 8번 타순에 등장하면서 타율 .271, 31홈런, 27도루 등 거의 중심타선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공포의 하위타자로 인식되었다. 특히 그의 수비능력은 가히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으로 성장하게 되어, 그 해의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영광을 얻게 된다.

그러나 존스가 8번 타자가 아닌 팀의 중심타자로 발돋음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바로 인내심이었다. 젊은 혈기와 왕성한 의욕은 종종 나쁜 공을 참지 못하고 성급하게 배트를 나오게 하여 출루율을 낮추었고, 삼진수를 늘리게 했다.

1999년 새로운 타격코치 돈 베일러는 존스에게 참을성을 끊임없이 강조하였고 큰 것을 노리기보다는 출루율을 높이도록 주문했다. 그리고 그러한 '인내 훈련'의 결과는 그 해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 그로 하여금 밀어내기 포볼을 얻어내어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끄는 결실을 맛보게 된다.

그 해 존스는 홈런수와 장타율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팀 내에서 유일하게 162전경기에 출전하며 출루율을 4푼 이상 끌어올림으로써 한단계 더 발전하게 되는 계기를 맞게 된다.

지난 시즌은 브레이브스에게 가장 치욕적인 해 중 하나로 기억될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존스 개인으로서는 미완의 대기에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음하는 매우 의미있는 해였다. 5, 6번과 2번 타자 위치에서 번갈아가며 활약했던 존스는 161경기에 출전, 타율 .303, 36홈런, 104타점 등, 도루(21개)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기록에서 그의 생애 최고의 기록을 수립했다.

특히 3할 타율과 100타점은 정교함과 클러치히터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존스에게 있어서 대단히 의미있는 기록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의 활약은 팀 내 MVP로 선정되는 한편 내셔널리그 MVP 후보에 오를 만큼 뛰어난 것이었다.

존스를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타고난 야구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만큼 야구선수로서 천부적 재질을 타고난 선수도 매우 드물다. 그는 98년부터 3년 연속으로 20-20을 달성할 정도로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타자이다. 또한 좌우투수를 가리지않고 고른 타율을 기록하는 것 역시 존스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특히 타격뿐 아니라 외야수비에서의 그의 팀에 대한 공헌은 가히 절대적인 것이다. 외야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는 넓은 터너필드의 외야를 거의 50%이상 커버한다. 특히 그가 타구를 잡아내는 동물적인 감각과 강하고 정확한 어깨는 그를 진기명기 코너의 단골손님으로 출연케 한다. 그가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일은 이제 놀랄만한 일도 아닐 정도다.

그의 가장 큰 단점은 뛰어난 야구 재질에 비해 종종 젊은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빠른 카운트에서 성급한 스윙으로 찬스를 무산시키는가 하면, 주루나 수비에서도 무리한 플레이로 종종 화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다.

때때로 팀내에서 코칭스태프 또는 동료들과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하였고, 그와 그의 헤어진 전 애인 사이에서 딸을 낳기도 하는 등 사생활이 문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 접어들면서그는 기량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까지 성숙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당히 애틀랜타의 기둥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모습이다.

2001 시즌을 앞두고 안드레스 갤러라가를 잃은 데가가 알렉스 로드리게스, 마이크 햄튼 등 영입에 실패하면서 전력보강이 여의치 않았던 애틀랜타로서는 존스에 대해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높을 것이다. 그리고 존스는 그러한 기대들을 결코 저버리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23살에 불과한 앤드류 존스. 그가 앞으로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어떻게 써나갈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 그는 성장중이고, 그가 보여주지 않은 잠재력은 아직도 무궁무진 하다는 것. 1990년대가 켄 그리피 주니어나 배리 본즈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앤드류 존스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면 너무 이른 것일까?

앤드류 루돌프 존스 (Andruw Rudolf Jones)

- 생년월일 : 1977년 4월 23일
- 184cm 95kg
- 우투우타
- 연봉 : 370만 달러
- 소속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996~ )
- 통산성적 : 666경기 출장 635안타 타율 .272 , 116홈런, 361타점, 238 도루

- 주요경력
* 1998~2000 3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
* 최연소 플레이오프 및 월드시리즈 홈런 기록
* 최연소 시즌 20-20달성(1998)
* 1998~2000 3년 연속 20-20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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