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유해 지각 도착, 대통령 경호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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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5일 12구의 국군 전사자 유해를 실은 공군 특별수송기가 서울공항에 도착하기 전 대통령 경호상의 이유로 김해공항에 2시간30분 넘게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유해 봉환에 투입된 C-130 수송기가 봉환 당일 새벽 김해공항에 먼저 착륙했고, 이곳에서 청와대 경호처 직원들이 검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봉환식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기 때문에 수송기에 무기나 폭발물이 실려 있지 않은지 검색했다는 것이다.

 본지가 비행일지를 확인한 결과 이 수송기는 25일 오전 4시55분 김해공항에 착륙했다 2시간37분 뒤인 오전 7시32분 이륙해 오전 8시41분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경호처 직원이 수송기에 동승해 미 공군기지에서 사전 검색을 마쳤다면 김해공항에 들를 필요 없이 서울공항에 오전 6시쯤 도착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와 관련, 전몰군경유족회 관계자는 “이번에 봉환된 국군 전사자 유해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대통령 전용기를 내줘도 될 상황이었다”며 “중간급유를 위해 두 차례나 기착하고, 국내에 들어와선 검색을 위해 김해에 들른 것은 고인이나 유족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이번에 투입된 공군 수송기는 운항 거리가 짧아 하와이에서 서울공항으로 한 번에 오지 못하고 중간에 기착했다가 오는 바람에 검색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다만 기착지는 미국령 웨이크섬의 버쿨스 기지와 괌의 앤더슨 기지 등 미군 공항이었던 데다, 수송기가 괌에서 하루 머무르는 동안 경호처 직원들이 사전 검색을 할 시간 여유가 있었다는 점에서 김해공항 기착 일정을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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