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성조숙증 예방하는 여름철 수박

중앙일보

입력

 날씨가 점점 더워지며 아이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있다. 초목이 번성하는 계절에 아이들도 더 부쩍 자라는 것 같아 즐겁지만, 한편으로 우리 아이가 혹시 ‘성조숙증’은 아닐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다. 여름은 성조숙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계절이다. 또 여름 과일인 수박은 체내 독소를 해독하고 성조숙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흔히 요즘 아이들을 보고 ‘무섭도록 빨리 자란다’고 한다. 실제 초등학생 때 이미 부모의 키를 훌쩍 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이의 키가 또래보다 크다고 해서 성장에 대해 방심하는 건 금물이다. 초등학교 때는 성장이 빨리 진행되다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장이 멈추는 성조숙증 아이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성호르몬이 조기에 과다 분비되면 뼈의 성장판이 정상보다 일찍 닫힌다. 이렇게 되면 크는 기간이 짧아져 결과적으로는 저신장을 초래할 수 있다. 성조숙증인 아이들은 급성장기가 또래보다 먼저 찾아온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다른 아이들과 머리 하나 차이가 날 정도로 키나 덩치가 커진다. 이 결과 종종 작은 체구의 친구들을 무시하고, 때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행동이 오래방치되면 학교 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또래보다 빨리 성숙하다 보니 관심사가 다양해져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업 성적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 같은 성조숙증은 치료될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미리 징후를 파악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은 아이들의 발육 정도를 판단하기 좋은 계절이다. 주의할 것은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성조숙증을 알아내기 더 힘들고 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성조숙증을 치료 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 중, 여학생들의 경우 70%가 초등학생인데 반해 남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33%에 불과하고, 중학생이 36%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남학생들이 늦게 병원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여학생은 초경, 혹은 가슴 몽우리처럼 2차 성징의 징후가 뚜렷해 부모가 알아채기 쉽지만 남학생은 부모가 위기를 느낄만한 뚜렷한 증후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학생 부모의 경우 자녀의 신체변화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박 원장은 “남학생의 2차 성징 시작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머리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는지를 확인해보라”고 권했다.

 그렇다면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인체 내의 독소를 해독,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체내 어혈로 인한 체중증가문제도 해결 할 수 있어 근본적인 성조숙증 치료와 더불어 부차적인 비만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성조숙증 아이들에게는 해독 기능이 뛰어난 여름철 과일 수박이 제격이다. 우선 수박의 붉은색을 띄게 하는 라이코핀(lycopine)은 강력한 항산화제 성분으로 몸 속에 쌓인 활성산소를 없애준다. 활성산소는 양이 많아지면 몸 속 세포를 공격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산화시킨다. 라아코핀은 활성산소를 줄여 세포의 파괴를 막고,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이는 성조숙증을 막는 것으로 이어진다. 실제 수박의 라이코핀 함량은 4100ug/100g으로 토마토(3,200ug/100g)에 비해 30%정도 더 많이 함유돼 있다.

 또한 수박에는 시트룰린(citrulline)이라는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어 체내 요소 합성을 돕기 때문에 이뇨 효과도 있다.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권장된다. 수박을 먹으면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식품으로 인한 독소들이 오줌으로 원활하게 빠져나간다. 아토피의 진행도 막고 스테로이드제의 사용량도 줄게된다. 스테로이드제를 과도하게 써서 생기는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박 원장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아토피라는 말은 생소한 용어였는데, 인스턴트식품이 생활에 만연하면서 나타나게 됐다”며 “이런 음식 때문에 쌓이는 독소를 제대로 배출해주면 아토피, 성조숙증 치료에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 도움말=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일러스트="이말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