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여드름과 생리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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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하늘체한의원 김호진 원장

봄이 다가오면서 얼굴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되는 요즘 현대 여성들의 피부와 건강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생리 주기에 따라 입 주위로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여드름과 그에 대한 자국은 여성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여성 환자 중 약 64%가 월경 주기에 따라 여드름이 악화된다는 결과가 있었다. 이는 곧 여성에게는 생리가 여드름을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생리기간에 여드름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 때문이다. 생리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의 성호르몬의 작용으로 이루어지는데 배란기 이후에 프로게스테론의 양이 증가한다. 이 때 발생한 프로게스테론이 피지선을 자극하여 피지의 분비가 더욱 증가하게 되고 이는 없던 여드름을 발생시키고 더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여드름이 유독 입 주변에만 나는 것일까? 한의학에서는 입주위로 나는 여드름은 신장이나 자궁의 순환 기능이 약해지면 나타나는 증상으로 본다. 남성들은 대부분 면도를 하다 생기는 자극으로 인해 턱 여드름이 생기는 반면 여성에서는 자궁의 상태가 입 주변의 여드름의 상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것이다. 또한 여성에게는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데 생리통도 그 중 한가지이다.

많은 여성들의 경우 심한 생리통이 발생하였을 때 호르몬 조절제를 복용하여 이를 조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았을 때 아주 나쁜 선택이 될 수 있다. 생리통은 어혈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생리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어혈 배출의 현상인데 이 과정에서 생리통이 발생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리통을 없애기 위해 호르몬 조절을 통해 생리를 강제로 막아 버리면 일시적으로 통증 경감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배출 되지 못한 어혈은 몸에 남아, 다음 달, 또 그 다음 달로 계속 넘어 가게 된다.

생리통은 호르몬제 또는 진통제 한두 알로 가볍게 넘길 것이 아니다. 급하다고 해서, 편하다고 해서 진통제로 그 순간만을 넘기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건강을 해치는 길이며, 단기적으로는 통증을 더욱 증가시키는 행동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리통은 한의학이 아니고서는 근본적인 치료를 하기가 힘든 것이다. 현대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늦춰짐에 따라, 첫 자녀를 갖는 나이가 늦어짐에 따라,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피부 또한 호르몬 조절제로 인해 피지분비를 막아야할 호르몬이 분비가 안되서 피지양이 계속 많아지게 되고 그로 인해 여드름이 더 생기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호르몬 조절제로 생리통을 조절하는 것이 생리통뿐만이 아니라 얼굴에 트러블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턱 여드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너진 신체 리듬을 회복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의학에서는 여드름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 대부분은 체내에서 열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체내의 열 순환을 방해하는 튀기거나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할 것을 조언한다. 여성의 경우, 평소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서 혈액순환을 유도하면 피부 트러블과 생리통을 동시에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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