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선정 '한국서 아름다운 곳' 뽑힌 부산 삼광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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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만5000여 개의 연등으로 부산 삼광사 경내가 환하게 밝혀졌다. 등은 어둠을 걷어내고 세상을 밝힌다. 지혜와 자비로 충만한 세상을 기원하는 부처님의 뜻이다. 불을 켜는 방법이 현대에 와서 전기를 이용하지만 부처님의 고귀한 뜻은 변하지 않았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 중생들을 진리의 길로 이끌어 주는 이가 스님이다. 성철 스님, 법정 스님 등 세상에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몸소 실천하다 가신 분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불교신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분들을 존경했다.

 불기 2556년 부처님오신날이 28일로 다가왔다. 축제의 시간이어야 할 이때, 빗나간 스님들의 행실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도박을 하고 룸살롱을 출입했다는 등 추문에 휩싸였다. 물론 일부의 일이지만 이런 소식을 접한 신도들과 국민은 실망을 넘어 비통하다.

 옷 두 벌로 40년을 지내고 물욕을 멀리했던 성철 스님이 보셨다면 무슨 말씀을 하셨을까. 평소 짚고 다니던 지팡이로 등이라도 후려치지 않으셨을까? ‘이놈들아 정신 차려! 중생을 구도해야 할 놈들이 뭐 하는 짓이여?’라고. 2010년 3월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富)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삼광사 연등축제가 CNN의 문화여행 프로그램인 ‘CNN GO’를 통해 ‘2012년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선(50 beautiful places to visit in Korea)’ 중 한 곳으로 소개됐다. 아름다움이란 화려한 연등 불빛만을 일컫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연등이 품고 있는 부처님의 고귀한 가르침이 아닐까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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