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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총정리

중앙일보

입력

PC 시장에 대한 암울한 예측이 나오면서 제조업체들은 가전 시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올해 CES(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가 이런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지난 연휴 기간 동안 그린치가 PC 시장을 주도하면서 PC 거물들은 매출 창출을 위한 신규 시장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으며, 가전 시장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이런 움직임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전시회에서 각 업체들은 무선 홈 네트워킹, 무선 핸드헬드 디바이스 및 셋톱박스 신제품과 향후 전략에 대한 발표를 쏟아 놓았다.

하지만 박람회의 주도 세력은 PC 기반 업체들이 차지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MS 회장 빌 게이츠와 인텔 회장 크레이그 배럿이 팜과 아메리카온라인 중역들과 함께 가졌던 키노트가 시작되면서 중앙 무대로 등장했다.

PC 거물들, 가전 시장으로 몰린다

최대 규모의 가전 제품들이 박람회에서 선보였지만 올해의 주도권은 PC 기반 업체들로 돌아갔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더이상 가전제품의 대명사는 아니다. 나는 PC 업체들이 이 분야에서도 선두주자로 등장할 것이라고 굳게 확신한다"고 캠벨(Campbell) 사장인 팀 바야린 분석가는 밝혔다.

매출 부진으로 고심하고 있는 인텔과 같은 PC 업체들에게 가전 시장은 향후 신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 인텔은 웹서핑 태블릿, 모션스 블랙베리(Motion''s Blackberry)의 리서치(Research)와 유사한 e-메일 호출기, 그리고 MP3 플레이어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에서 돌아가는 게임 시스템인 X박스, 양방향 TV인 얼티밋 TV(Ultimate TV)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으며, 윈도우 CE 기반 신제품에 홍보력을 집중했다.

이번 키노트에서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X박스. X박스를 개발자들과 게이머들이 충분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확신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비저니어링 그룹(Envisioneering Group) 분석가 리차드 도허티의 설명이다.

도어티는 "게이츠는 이미 소니와 동등한 수준에 올라와 있으며, 이제는 닌텐도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가와 소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 선전에 열을 올리는 동안 관람객 구애 작전에 몰입하지는 않았다.

가트너 수석 분석가 P.J 맥닐리는 "소니와 세가의 제품은 이미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이에 반해 마이크로소프트와 X박스는 이제 막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디지털 음악과 무선 장비

올해 또 하나의 이슈는 훨씬 향상된 품질과 기능이 대폭 강화된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 디지털 음악 분야일 것이다.

맥닐리는 "이 분야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도 쉽고, 또 사용해보기를 원한다"고 부언한다.

칩 제조업체 TI(Texas Instruments) 역시 디지털 음악 시장에 대한 두번째 좌담회를 개최하는 등 이 분야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TI는 이번 박람회에서 자사 파티에서 선보였던 스매시 마우스(Smash Mouth)로 연주되는 라이브 음악의 위력을 과시했다.

기타 박람회 하이라이트

팜 CEO 칼 양코브스키는 키노트를 통해 팜 사용자들이 새로운 작업 수행을 위해 핸드헬드 적외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팜의 이번 박람회 참가 목적은 자동차 업계 거물인 델파이 오토모티브 시스템(Delphi Automotive Systems)과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것. 이 제품을 통해 운전자들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 팜V나 팜Vx 핸드헬드 디바이스에서 정보를 검색한 후 에릭슨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 수 있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6일 간담회를 갖고 커뮤니포트 모바일 프로덕티버티 센터(Communiport Mobile Productivity Center)를 발표한 바 있다.

소니는 고아메리카(GoAmerica)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리에(Clie)'' 핸드헬드용 무선 모뎀을 처음 선보였다. 이 제품은 300달러 정도의 가격대에 시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 중반까지는 공식 발표하지 않을 계획이다.

컬러 화면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향상된 클리에 업데이트 버전은 현재도 이용 가능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기타 주목할 만한 제품

지난해 컴덱스에서 선보였던 소니의 베이오 슬림탑 펜(Vaio Slimtop Pen) 태블릿 PC가 있다. 이 제품은 3000달러 이하 가격으로 올 1분기 중반 상용화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포켓PC 그룹은 이번 박람회에서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데모 부스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포켓 PC 기반의 핸드헬드 제품군에 드라이브를 시범 사용해볼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집중적으로 홍보할 분야는 윈도우 CE를 이용한 신제품군. 심패드(Simpad)의 경우 무선 네트워킹이 내장된 지멘스의 웹서핑 태블릿이 포함돼 있으며, 올 1분기 중 출시 예정이다.

노키아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인텔 칩과 리눅스 OS를 사용한 향상된 셋톱 박스를 발표했다. 디지털 TV와 주문형 비디오(VOD)를 제공하는 노키아의 셋톱박스 미디어 터미널(Media Terminal)은 MP3 파일 실행과 저장이 가능하며,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디바이스뿐 아니라 프린터와도 연결할 수 있다. 이 제품 역시 고속 인터넷 액세스를 제공한다.

베리 스츌러 AOL 양방향 서비스 부문 사장은 지난 8일 ''AOL Anywhere'' 전략을 발표하고, 모션의 리서치사와 공동 개발해 최근 발표한 인스턴트 메시징 핸드헬드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US로보틱스는 802.11b 기반 홈 네트워킹 제품의 본격 시판과 올 2분기 출시 예정인 브로드밴드 케이블과 DSL 제품군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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