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전립선암,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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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연재 건강한 이야기

인하대병원 비뇨기과
성도환 교수

전립선암은 암의 진행이 늦은 ‘착한 암?’

전립선암은 빠르게 진행되는 폐암이나 위암 등 다른 암과는 다르게 대체적으로 암의 진행 속도가 느린 “게으른 암” 또는 “착한 암”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전립선암은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에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다른 장기의 암과는 확실히 다르다. 전립선암의 병기와 전립선암 세포의 분화도가 중요하지만, 환자의 연령과 향후 생존 기간 및 평균 수명과 환자의 전신 상태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치료에 의해 기대되는 수명 연장과 치료의 부작용 등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고려하여 환자 본인과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논의하여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환자의 나이에 따른 치료 방법의 차이는 다른 암에서는 생각하기 어렵다. 환자가 50대 초반이라면,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전립선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기에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모두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완치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환자가 만약 70대라면 선택은 달라지는데, 이 경우 전립선암으로 사망할 만큼 오래 살 가능성이 낮기에 부작용이 큰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재고의 여지가 많다.

전립선암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치료법은?

다른 암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전립선암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한 가지 치료 방법은 추적관찰만 시행하는 대기요법이라는 것이다. 이는 전립선암이 다른 암과 비교하여 진행 속도가 아주 느리다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건강상태가 나빠 힘든 치료를 견디기 어렵거나, 향후 생존 기간이 10년 이하로 얼마 남지 않아 전립선암보다 오히려 노환이나 다른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나, 전립선 암세포의 분화도가 좋은 경우, 암의 크기가 작은 경우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별다른 치료 없이 보통 3~6개월 단위로 검진 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지 평가하게 된다.

모든 수술이 그러하듯 환자가 수술로 인해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근치적으로 전립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완치가 가능하고 수술로 인해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낮은 경우, 그리고 완치가 필요할 정도로 남은 수명이 긴 환자라면 수술이 권장된다.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에는 젊은 환자에 비해서 수술과 관련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나이가 들면 근육이 약해지고 신경도 소실되어 수술 후 요실금과 발기부전이 생길 확률이 더욱 커지게 된다. 그러나 수술을 아무리 받고 싶어도, 암이 전립선을 크게 벗어나 다른 곳으로 암세포가 퍼져 있는 환자는 수술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너무 많은 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사선치료와 호르몬치료로 전립선암을 극복한다

방사선 치료도 전립선암 치료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암덩어리가 전립선 안에 국한된 경우뿐만 아니라 국소적, 심지어는 전신적으로 진행된 경우까지 모든 병기에 적용이 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만으로 시행하는 경우도 많지만, 수술이나 호르몬 치료와 같이 시행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 하나의 전립선암의 독특한 치료 방법 중의 하나는, 다른 곳으로 암이 번진 경우에 항암치료보다는 호르몬 치료를 한다는 것이다. 전립선암 세포의 80%는 남성호르몬이 있어야 생존을 하기에, 사람의 몸에서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하거나 생산을 방해함으로써 전립선암 세포가 자라지 못하게 하거나 죽게 하는 원리다. 이러한 호르몬 치료는 재발을 지연시키고 진행을 늦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 방법 결정의 최우선 고려대상은 “환자의 삶의 질”

전립선암의 예후는 전신상태, 연령, 병기 및 암세포의 성질(분화도) 등에 따라서 다르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은 진행이 늦기 때문에, 5년 생존율은, 암덩어리가 전립선내에 국한되어 있을 때가 70-90%, 전립선 주위에 퍼져 있는 경우가 50-70%, 림프절전이가 있는 경우가 30-50%, 뼈나 폐 등으로 퍼져 있는 경우가 20-30%로, 다른 암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이라고 할 수 있다.

전립선암은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으며, 완치율도 괜찮기 때문에 제때에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수술,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등 다양하게 있지만, 전립선암 환자의 상태와 전이의 정도 등의 다양한 정보를 감안하여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전립선암의 완전한 제거가 중요하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하며,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비뇨기과 성도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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