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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 활용하고 리더십도 키우는 한국모의국제회의(KIMC)

중앙일보

입력

“대학입시에서 주어지는 까다로운 국제 시사 질문이 두렵지 않아요. 내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모의국제회의를 경험한 학생들이 손꼽는 장점이다. 중앙일보와 한국외대가 공동주최하는 2012한국모의국제회의(Korea International Model Congress, 이하 KIMC)가 8월 3일부터 3일 동안 대장정에 들어간다.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의장단으로 활약한 오민석(19·고려대 국제학부 1)군과 박예니(18·미국 NYU 입학예정)양을 만나 KIMC에서 배운 리더십과 진로 계발 경험을 대학 입시에 활용한 이야기를 들었다.

입시 전과정에서 모의국제회의 경험 활용

 “국제학부를 목표로 한다면 모의국제회의 경험을 빼놓을 수 없을 거에요. 입시전형 전 과정에서 국제시사감각과 풍부한 배경지식, 논리적 답변 능력을 요구하거든요.” 오군은 UN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경기외고 1학년 때부터 국제학부를 목표로 삼아 가장 먼저 모의국제회의를 비교과활동으로 택했다. 학교에서 포스터를 보고 호기심에 참가한 KIMC가 첫 시작이었다. 이후 주최기관과 성격이 다른 다양한 모의유엔대회에 참가하며 경험과 실력을 쌓았다.

 “대회마다 조금씩 성격이 다르더라고요. 격식을 강조하는 대회에서는 엄격한 규칙을 익혔고, 소통을 중시하는 대회에서는 인맥을 쌓았죠. KIMC는 미국의회와 UN대회까지 포괄하는 다양한 위원회가 시야를 넓혀줬어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3학년 여름방학엔 KIMC에서 미국 하원(HOUSE) 의장을 맡는 성과도 올렸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모의국제회의 경험을 톡톡히 활용했다. 학교생활기록부엔 3년간 꾸준히 활동했던 모의유엔 경험을 정리했다. 국제학부에 지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냐는 자기소개서의 질문에 3년간의 모의국제회의 활동을 통해 국제감각을 쌓았다는 경험을 제시했다. 입학 뒤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엔 경제·경영과 관계된 의제를 다룬 경험을 예로 들었다. 이때 느낀 점을 바탕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까다로운 국제시사를 질문하는 면접과 에세이도 오군에겐 친숙하게 느껴졌다. “부탄국의 TV 도입이 사회의 결속력에 미친 영향을 묻더라고요. 이런 식의 고민은 모의국제회의에서 늘 해오던 것이잖아요. 해당국의 입장과 세계의 입장을 비교하면서 조리 있게 설명하는데 중점을 뒀죠.” 오군은 “모의국제회의 규칙 중 하나인 POI(Point of Information, 발표의원에게 구체적인 정보 제공을 즉석에서 요구하는 절차) 경험도 시험장에서 생각을 빨리 정리해 순발력 있게 답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3년간 꾸준한 발전모습…리더십도 익혔죠.

 박양은 청심국제고에 입학한 직후인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매년 KIMC에서 활동했다. 1학년 때는 참가자로 첫 출전을 했고 2학년 땐 부의장, 3학년 때는 의장을 맡았다. 이런 경력을 그는 미국 대학 지원서류에 적었다. “미국대학은 장기간 꾸준히 한가지 활동을 지속하며 발전하는 것을 중시하거든요. KIMC를 가장 중요한 비교과활동 중 하나로 기입했죠.” 뉴욕대를 비롯해 버클리대, UCLA등 주요 명문 대학이 박양에게 합격을 통보했다.

 3년간 활동하며 리더십도 향상했다. 그는 “멋모르고 첫 출전했던 1학년 때부터 강대국인 미국의원을 덜컥 맡는 등 운이 좋았다”며 “대회 규칙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앞으로 불려나가 말하기 시작한 것이 발표력을 키우는 첫걸음이 됐다”고 회상했다. 어떤 의제든지 반드시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 강대국이다 보니 자연스레 위원회에서 주도권을 잡게 됐다. 대회 3일 내내 집에 돌아가서도 쉬지 않고 의제를 분석하고 말하기 원고를 작성했다. 마지막 날엔 우수위원상도 받아 다음해 부의장 자격을 얻었다.

 2·3학년 때 맡은 의장단은 그에게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불어넣었다. 의원일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의장단석에선 보이기 시작했다. “전해에 참가자였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됐어요.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봤을 때 어떤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았을지 객관적으로 깨달았죠.”

 실력이 뛰어나지만 동료의원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의원의 문제점도 보였다. 의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소의 생각도 바뀌었다. “무조건 가깝게, 부드럽게만 대하면 성공적인 리더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의장의 권위를 스스로 깨고 다가가기도 했고요. 하지만 부작용이 생기는 걸 느꼈죠.” 박양은 “어느 정도의 권위와 규칙은 필요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의는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대회를 통해 진정한 리더십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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