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특집] 日축구장은 '다용도 모델'

중앙일보

입력

일본은 오는 10월이면 10개 도시 월드컵 경기장이 모두 완공된다.

우리보다 훨씬 먼저 월드컵 준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오사카와 요코하마.센다이 스타디움은 이미 완공돼 사용 중이며 오는 3월에는 시즈오카.니가타.오이타 스타디움이 완공된다.

그러나 1996년과 97년 각각 문을 연 오사카와 요코하마 경기장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의 실사 결과 방송 중계 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부분 개조가 불가피해졌다.

*** 10월께 10곳 모두 완공 ***

일본 경기장의 특징은 철저히 다목적으로 설계돼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10개 구장을 모두 신축했고 일곱곳이 축구 전용인 반면 일본은 이바라키 구장이 기존 구장을 개축했고 일곱곳은 육상.럭비 경기 등을 할 수 있는 겸용 구장으로 건설됐다.

'히로바(광장)' 로 명명한 삿포로 경기장은 유일한 돔 구장이다.

그라운드가 경기장 안팎으로 이동할 수 있어 야구 경기나 콘서트 등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즈오카와 오이타 경기장은 이동 좌석이 설치돼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육상경기장으로 활용한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무대로 잘 알려진 니가타 경기장은 백조 도래지로 유명한 도야노 호수를 끼고 있다.

*** 거의 타종목 겸용구장 ***

니가타현은 총 6백억엔(약 7천억원)의 공사비 중 절반을 도야노 호수 주변 공원을 꾸미는데 투입했다.

월드컵 경기 관람과 함께 호수와 운하.숲속을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95년 대지진의 끔찍한 기억이 남아 있는 고베시는 85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렸던 유니버셜 스타디움이 있는데도 시내 서쪽에 미사키 스타디움을 새로 지었다.

대지진 당시 피해가 유난히 심했던 이 지역에 시민들이 돌아오기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당연히 내진 설계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규모 7.2 이상의 강진에도 끄떡없는 특수 철강으로 경기장을 지었다.

만약 지진이 발생하면 경기장은 즉각 피난처로 바뀐다.

*** 주변 거대한 공원으로 ***

경기장 지하에 응급 치료실을 마련했고 환자를 실어나를 헬리콥터 착륙장도 준비했다.

1백50만 고베 시민이 사흘간 마실 수 있는 물을 저장한 탱크도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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