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9년 폐허 서울농생대 터에 테마파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옛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이하 농생대) 부지.

 2003년 농생대가 서울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뒤 버려진 이 땅은 한눈에 봐도 폐허 그 자체였다. 과거 도서관과 강의동으로 쓰였던 건물의 유리창은 거의 다 깨진 채 앙상한 창틀만 남아 있었다. 건물 주변엔 어린아이 키만 한 잡초가 무성했다.

 이처럼 흉물로 방치되던 농생대 부지가 테마파크로 탈바꿈한다. 경기도는 내년부터 농생대 부지를 교육·문화·농업·생태 등이 어우러지는 테마파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도는 테마파크 개발을 위해 도 소유인 안양의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부지 43만613㎡(건물 11동 포함)와 서울대 농생대 부지 15만2000㎡(건물 22동 포함)를 맞교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도가 교환을 추진하는 농생대 부지는 전체 부지 26만8000여㎡ 중 57%에 해당한다. 도는 15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이 최종 의결되면 다음 달 교육과학기술부와 부지 교환을 위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경기도의 이한규 평생교육국장은 “이전 등기를 마치는 대로 주민 공청회와 수원시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농생대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활용방안으로는 테마파크가 우선 고려된다.

 도가 최근 경기개발연구원(경기연)에 농생대 부지 활용방안을 의뢰한 결과 농생대 부지와 건물을 교육·문화·생태·예술·체험 등이 결합된 복합테마파크로 활용하는 구상이 제시됐다.

 이에 따르면 복합테마파크는 ▶생태자연공원 ▶농생명과학·농업역사체험공원 ▶조각공원 ▶문화예술공간 등 4개 공간으로 꾸며진다. 동측 출입구(현 후문)와 남측 출입구는 수원수목원과 연계한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한다.

농업교육학관·강의실·조경학관·녹원사·농원예학관·농공학관·임학임산학관·상록회관 등 옛 건물은 각각 농생명과학·농업역사체험공간과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민다. 이들 공간 사이에는 조각공원을 조성해 공간과 공간 사이를 연결한다.

 1950년대 이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대부분은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안전진단 후 리모델링을 통해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안은 방치·폐허 공간과 시설을 재활용해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재창조한 외국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생태자연공원은 독일 뒤스부르크의 ‘노드공원’이 모델이다. 1901년 지어진 독일 초대 철강회사 티센의 옛 제철소 건물을 공원으로 바꾼 ‘공장 공원’이다. 연간 관람객이 70만 명에 달한다.

농업역사체험과 문화예술공간에 각각 들어설 박물관과 미술관은 방치된 발전소를 현대미술관으로 개조한 영국 런던의 ‘데이트 모던’과 폐광을 산업·디자인박물관으로 만든 독일 에센의 ‘졸버레인’을 벤치마킹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