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악당이 펼치는 금고털이 소동 '자카르타'

중앙일보

입력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는 범죄용어로 완전범죄를 뜻한다.

영화 '자카르타'(감독 정초신) 도 완전범죄를 도모하는 우스꽝스러운 일당의 얘기다. 막바지에 이들은 자카르타행 비행기에 오르며 완전범죄에 성공한다.

그런데 '자카르타'는 순도 1백%의 범죄영화는 아니다.오히려 코믹 액션에 가깝다.중간중간 스릴러·잔혹극·활극 요소를 가미했지만 전체 분위기는 코미디가 이끌어간다.

특별한 메시지도 애써 찾을 필요 없다.다소 덜 떨어진 듯하면서도 끝에 가선 '과업'에 성공하는 악당들의 행보를 그저 유쾌하게 따라가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영화는 작품 초반부터 반전장치를 자주 끼워넣어 관객들에게 일종의 지적 긴장을 요구한다.의미 전달이 다소 힘겨운 중간 부분을 만화장면으로 대치해 맥이 풀리기도 하지만….

감독은 만화를 통해 경쾌한 분위기를 꾀하려 한 것으로 보이나 관객으로선 어쩐지 유치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일단 발상은 재미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세 무리의 강도들이 같은 신용금고에 들이닥친다.제 각기 다른 목적으로 금고를 털려고 했으나 이들이 서로 뒤엉키며 일이 엉망진창이 된다.

총기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흉악범 김상중 ·박준규 일당,빚에 쪼들려 자기가 부사장으로 있는 금고를 노리는 윤다훈과 그의 연인 이재은 일당,그리고 좀도둑인 임창정·진희경·김세준 일당이 그들이다.

충무로의 1급 스타를 기용하진 않았지만 이들이 아웅다웅 다투며 3백만달러란 거액을 놓고 벌이는 소동이 그런대로 재미있다.

하지만 각 캐릭터들의 연기가 평면적인 수준에 그치고,관객의 웃음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속어 ·비어를 자주 등장시켜 '값싼' 영화에 그친 인상도 준다.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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