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L] '빙판 황제' 르뮤 화려한 복귀

중앙일보

입력

빙판의 황제 마리오 르뮤(35.피츠버그 펭귄스)가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은퇴이후 3년6개월만에 스케이트를 신은 르뮤는 28일(한국시간) 피츠버그에서 열린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토론토 메이플립스와의 경기에서 20분46초 동안 링크를 누비며 1골-2어시스트로 맹활약, 팀의 5-0대승을 이끌어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르뮤가 복귀를 알리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3초.

경기장인 멜론 아레나를 가득메운 1만7천여 관중들의 환호속에 등장한 르뮤는 경기시작 30초가 지날 무렵 동료 얀 헤르디나에게 정확한 패스를 날렸고 야로미거 야거가 헤르디나의 패스를 골로 연결, 공동 도움을 기록했다.

르뮤가 84년 NHL데뷔전에서 2분이 채 안돼 첫 골을 성공시킨 기억을 회상시키는 장면이었다.

르뮤의 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고 2피리어드 10분33초에 야거의 패스를 이어받아 복귀 첫 골을 성공시켜 3-0을 만들었고 4분 뒤에는 헤르디나의 추가골을 어시스트, 그를 보기위해 몰려든 관중과 취재진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했다.

경기를 마친 르뮤는 "나 자신조차 다소 놀라울 만큼 이날 경기에 만족한다"며 "내 다리가 아직은 튼튼하다"고 익살을 떨었다.

르뮤는 97년까지 NHL에서 14시즌 동안 613골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 3차례, 득점왕을 6차례 수상하며 웨인 그레츠키와 함께 빙판의 황제자리를 다퉜던 선수.

전문가들은 197㎝, 100㎏ 체구에 천재적인 스케이팅실력과 골감각을 겸비한 르뮤가 선수생활을 계속했다면 공격과 관련된 모든 기록을 깨뜨렸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질적인 척추디스크때문에 97년 선수생활을 마감했던 르뮤는 그해 곧바로 명예의 전당멤버가 됐고 지난해 부도가 난 피츠버그의 매입에 참가, 구단주가 됐고 이날 출전으로 근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구단주 겸 선수가 됐다. (피츠버그<미 펜실베이니아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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