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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와 리얼네트웍스가 '스트리밍 미디어 공개표준'에 '딴지'거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애플을 비롯한 하이테크 선도기업들은 스트리밍 미디어용 공개표준을 추진하고 있지만, MS와 리얼네트웍스는 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플컴퓨터와 수많은 하이테크 대기업들이 심각하게 분열된 스트리밍 미디어 세계에서 공개표준을 추진하기 위해 합세해왔지만, 시장 선도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리얼네트웍스(RealNetworks)와 MS는 협력하지 않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ISMA(Internet Streaming Media Alliance)는 IP를 통한 스트리밍 미디어용 공개표준의 시장 채택을 가속화하기 위해 출범된 단체이다. 이 단체의 핵심 멤버로는 애플, 시스코 시스템, 카센나(Kasenna), 필립스, 썬마이크로시스템이 포함돼있지만, 몇몇 관측통들은 이 단체가 MS와 리얼네트웍스의 참여 없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애버딘 그룹(Aberdeen Group)의 분석가인 벤 엘스타인(Ben Elstein)은 "스트리밍 미디어 분야에서 표준을 만들려면 분명 좀더 많은 지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단체가 그런 지도력을 발휘하게 될지 누가 아는가? 핵심 멤버들은 훌륭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긴 하지만, 이 단체는 리얼네트웍스와 MS를 끌어들이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또 한 명의 분석가인 넷레이팅즈(NetRatings)의 자비스 맥(Jarvis Mak)은 이 문제를 좀더 분명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는데, "리얼과 MS는 어떤 단체이든 간에 앞으로 표준을 결정하게 될 연합단체에 관여해야 한다. 이 업계에서 합의가 나오는 것을 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동안 리얼네트웍스와 MS는 ISMA 가입을 도외시해왔다. 리얼네트웍스는 지난 14일 회사측이 가입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MS는 이 단체의 임무에 대해 회의적인 의사를 표명했으며 회원 가입에 대해 관망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MS는 오랫동안 웹브라우저 및 기타 기술을 위한 표준 선정에 있어 중추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중에는 스트리밍 미디어 산업과 관련된 기술도 포함돼있다.

입지를 굳힌 업계 지도자들을 몰아낼 방안을 찾고 있는 도전자들에게는 공개표준이 이익이 된다는 것이 언젠가 입증됐다. 많은 사람들은 MS가 브라우저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부분적인 이유를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의 지배적인 브라우저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W3C(World Wide Web Consortium) 표준을 사용할 수 있었던 능력에 두고 있다.

하지만 MS는 스트리밍 미디어의 경우는 표준 단체들이 시장 수요를 처리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MS 디지털 미디어 부문 총괄 매니저인 데이브 페스터(Dave Fester)는 "우리는 그동안 인터넷 표준 기술에서 선두를 차지해왔고, 또 우리는 표준에 대한 강력한 신봉자들이다. 하지만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디지털 미디어의 경우, 그 속도를 표준이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만약 소비자 요구에 부합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혁신하지 못한다면 표준 선정 작업은 무의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MS는 어느 시점에서는 ISMA 가입을 고려할 것이다.

페스터는 "이 중대한 시기에 우리는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며, ISMA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의 눈과 귀는 계속 열어둘 것이다. 어떤 표준이 생겨날 경우 우리는 ISMA 가입을 재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

ISMA는 애플이 공개 기술 환경을 통해 자사의 맥빠진 스트리밍 미디어 사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두번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애플은 자사의 퀵타임(QuickTime)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채택을 장려하기 위해 이 포맷을 공개소스 개발에 포함시켰다.

애플은 인터넷상의 오디오/비디오 시장 조기 진출로 혜택을 누렸으나 리얼네트웍스의 출현과 MS의 적극적 경쟁으로 인해 빛을 잃었다. 이제 애플은 표준 추진을 통해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퀵타임 제품 마케팅 이사인 프랭크 카사노바(Frank Casanova)는 "나는 ISMA에 합세한 사람들이 인터넷 인프라, 표준 개발, 포맷에 대해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끊임없이 협력하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공동운영성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멤버들은 표준을 개발하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집착하고 있다. 그들은 시간이 갈수록 인터넷 스트리밍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만큼 충분한 자원과 지위와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ISMA는 스트리밍 미디어와 관련해 이미 표준 개발 작업이 복잡하게 추진되고 있는 와중에 출범했다.

경쟁적인 표준

리얼네트웍스는 자사가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가 승인한 트랜스포트 표준인 RTP와 RTSP를 독자적으로 고집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스트리밍 미디어 산업에서는 표준이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MS의 주장에 반박했다.

스트리밍 미디어와 관련된 또 다른 표준은 동기화된 멀티미디어 통합 언어(Synchronized Multimedia Integration Language)이다. MS는 이 표준을 공공연히 지지하고 있다.

새로운 연합인 ISMA가 공략 대상으로 삼을 최초의 표준은 MPEG-4이다. 이것은 ISO에 의해 채택된 오디오/비디오 압축 포맷으로서, 일부 컴퓨터 하드웨어/주변장치/소비자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에 의해 인정받았다.

MPEG-4와 기타 표준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ISMA가 담당할 역할은 아직 분명치 않다. 이 단체의 설립 정관에는 ''이 연합은 인터넷 및 사설 네트워크를 통한 스트리밍 미디어를 촉진/조성하는, 공동운영가능하고 효율적인 엔드 투 엔드 솔루션 개발에 기여하는 스펙을 규정/확립/개정/지원하며, 관련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업체들에 의한 자발적이고 신속한 스펙 채택을 촉진한다''고 규정돼있다.

카센나의 CTO인 새티쉬 메논(Satish Menon)은 "ISMA는 표준 단체가 아니다. 우리는 어떠한 새로운 표준도 만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모든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특정한 스펙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와 같이 본질적으로 스스로를 표준단체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메논은 표준화된 상호운영 가능 시스템만이 스트리밍 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표준이 디지털 미디어 산업과 보조를 맞출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발전할 수 없다는 MS의 주장을 반박했다.

메논은 "우리는 혁신을 가로막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표준 프로토콜에 합의하지 않는 한 스트리밍 미디어 채택 속도는 훨씬 느려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메논은 ISMA가 MS나 리얼네트웍스의 지지없이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합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메논은 "우리가 만약 충분한 견인차를 얻는다면 표준에 기초한 실행 약속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MS나 리얼네트웍스에게도 참여 기회는 열려있으며, 그들 또한 그것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공개성에 대한 테마를 중심으로 업계를 단결시키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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