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 체험기] 예의 부족한 한국학생 많아

중앙일보

입력

"골프 레슨도 교육이다. 보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골프를 즐기고 잠재된 능력을 서서히 일깨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필 리츤과 '미국 골프 체험기' 를 마무리짓는 전화 인터뷰를 최근 가졌다.

- 최근 2년간 최경주를 비롯한 많은 한국선수들을 지도했는데 느낀 점은.

"한국은 예절 국가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예절과 예의가 부족한 학생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절을 중시하는 나에게는 정말 뜻밖의 일이다. 그것은 인성교육을 무시하고 어린 학생을 기계화시킨 탓으로 본다. 한국에선 많은 학생들이 골프 때문에 학교를 소홀히 한다고 들었다. 미국에서는 상식밖의 일이다. 성인이 될 때까지 인성교육을 무시하면 안된다. 똑같이 잘못된 스윙을 교정하는 데도 한국 학생들은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린다. 부모.코치의 욕심만으로 지도해서는 안된다."

- 한국선수들의 단점을 굳이 말하자면.

"많은 선수들이 똑같은 단점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다운스윙 때 오른쪽 다리가 먼저 돌아간다. 골프화의 오른발 앞축이 유난히 벗겨진 것이 증거다. 그래서 나는 '코리안 스타일' 이라고 이름붙였다. 바람직하지 않은 스윙 패턴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투어 프로도 레슨을 한다고 들었다. 미국에서는 투어 프로들은 대회에만 전념하고 레슨은 전문 지도자들이 담당한다. 한국도 그렇게 될 날이 올 것이다."

- 한국 선수들의 장점은.

"한국 선수들은 천부적인 잠재력과 골프에서 아주 중요한 근면성.근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런 선수들이 전부 군대에 가야 한다는 한국의 현실에 마음이 아프다. 더구나 군에 가면 골프를 할 수 없다고 들었다. 20대 초반은 골퍼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의 타이거 우즈' 가 나오기는 힘들다. 안타깝다."

- 한국에 골프스쿨을 운영한다는데.

"2001년 3월 용인 에버랜드에 골프스쿨을 열기로 했다. 운영은 에버랜드에서 하고 나는 코칭만 한다. 코치 두명을 파견, 한국에 상주시킬 예정이다. 또 정기적으로 한국 선수들을 선발해 올랜도에서 훈련시킬 계획이다.나는 1년에 여섯번 정도 한국에 갈 것이다. 나이가 많아 기력은 딸리나 힘닿는 데까지 한국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다. 요즘은 내 지도법을 비디오와 CD로 남기기 위해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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