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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학내 순찰, 폭행도 비리도 현장서 잡아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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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학교경찰관들이 총기를 휴대하고 한인타운의 한 초등학교를 순찰하고 있다. [김상진 LA중앙일보 기자]

학교폭력이 사회 문제화하자 경찰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학교폭력 전담경찰관(514명)을 늘리는 한편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17개 지방경찰청 모두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외형적인 대책에 치우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엔 일반경찰과 독립된 학교경찰 제도가 시행 중이다. LA는 1948년 창립된 ‘LA스쿨폴리스(LASPD)’가 1250개 학교의 안전을 전담한다. LA중앙일보 기자들이 찾아갔다.

 “학교 주변에서 강도 사건이 3건 발생했습니다. 주의하십시오.”

 지난 2일 오전 6시30분 미국 LA의 학교경찰(LASPD) 본부 2층 브리핑룸. 오전 순찰을 앞둔 학교경찰관 50명이 모였다. 고참 경관이 학교 안팎의 사고를 알리자 브리핑룸엔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해 말부터 LASPD는 최고 수준의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 고교에서 남학생이 이전에 사귀던 여자 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 때문이다.

 브리핑이 끝나자 경관들은 무기보관실로 옮겨갔다. ‘철컥’ ‘철컥’ 소리가 이어졌다. 순찰에 앞서 총기를 점검했다. 순찰조는 샷건과 권총, 고무탄환총 등을 휴대한다. 줄리 스프라이 경관은 “우리는 좀처럼 총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신중히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2006년 이후 LASPD가 학내에서 총을 사용한 적은 없다. 경관들은 순찰차를 타고 출발했다. LASPD는 24시간 3교대로 근무한다. 중·고교엔 경관이 상주한다. 초교는 몇 곳을 묶어 관리한다. 학교경찰관 356명, 일반직원 190명이 1250개 학교를 관리한다.

 학교경찰관은 학교 시간표에 맞춰 활동한다. 기자와 동행한 경관들은 LA 한인타운의 찰스 에이치 킴 초교를 찾았다.

 “코드6, 코드6, 지원 바란다….” 순찰차에서 무전이 들렸다. 코드6은 ‘등교 거부’를 말한다. 한 지적장애 아동이 학교 가길 거부하자 부모가 학교에 알렸다. 교사의 요청으로 경찰관이 학생의 집에 찾아갔다.

 순찰은 밤에도 계속된다. 야간조는 수백 개가 넘는 학교 출입문 열쇠 꾸러미를 들고 다니며 절도 등 범죄 예방 활동을 한다.

 LASPD의 임무는 다양하다. 교내 폭행은 물론 학생의 무기·마약 소지를 단속한다. 시험 부정 등 학교 비리, 교사의 학내 범죄도 수사한다. LASPD는 신고전화센터도 운영한다. 하루 평균 40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된다.

 LASPD는 등교하지 않거나 무단 조퇴한 학생을 발견하면 티켓을 발부할 수 있다. 출석률을 높이고 청소년의 갱단 가담을 막기 위해서다. 티켓을 받은 학생은 부모와 함께 법정에 출두한다. 세 차례 이상 적발되면 최대 2500달러의 벌금을 받는다.

 학교폭력 예방도 중요 임무다. 초교 3·4학년을 대상으로 경찰관이 직접 ‘왕따(bullying)’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글=정구현 LA중앙일보 기자
사진=김상진 LA중앙일보 기자

LA 학교경찰은

- 미국 스쿨폴리스 중 최대 조직

- 1948년 창설, LA통합교육구 전담

- 학교 1250곳, 학생 67만8000명, 1838㎢(서울의 세 배) 관할

- 경찰관 356명, 일반 직원 190명(경비원 150명 포함)

- 연간 예산 5200만 달러(582억원)

◆‘멈춰! 학교폭력’ 동참하려면=학력폭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단체·개인 등에 대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업·기관 차원의 ‘멈춰! 학교폭력’ 운동 동참도 환영합니다. e-메일(school@joongang.co.kr)을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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