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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앨범 낸 단국대 그룹 ‘블루 베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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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대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겠어요. 그저 할 줄 아는 건 피아노 치고 노래 부르고…. 그게 다예요. 하지만 결코 장난스럽게 하는 음악은 아니예요. 실력도 만만치 않다구요. 우리의 재능도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수 있겠죠?”

 ‘재능기부’라는 새로운 기부문화가 정착해 가고 있는 가운데 단국대학교 재학생들이 재능기부의 다양성을 선보여 화제를 낳고 있다. 단국대 재학생과 졸업 동문이 ‘Blue Bears with 택연’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고 ‘나눔’이라는 1집 디지털앨범을 국내 최초로 발매한 것. 특히 이 앨범에는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의 아이돌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2PM’의 옥택연(경영학부 4년)이 함께 참여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단국대학교 생활음악과 학생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블루 베어스’ 멤버(왼쪽부터 박선희, 이경은, 문두리, 양지훈, 송재영)들이 포즈를 취했다.

 꼬박 1년이라는 제작기간이 걸린 이번 디지털앨범은 시작부터 한편의 드라마 같았다. ㈜호진커뮤니케이션 대표이자 단국대 천안캠퍼스 동문인 이봉진(42·일문과 89학번)씨의 제안으로 시작된 ‘Blue Bears’는 그룹 구성 당시 ‘과연 성사될 것인가’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컸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만든 앨범이라고 해도 아이돌이 대세인 요즘, 인기 연예인도 아닌 대학생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그룹의 음원을 누가 사주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다. 그러나 옥택연이 선뜻 프로젝트 그룹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옥택연의 소속사인 ‘JYP’에서도 적극적인 후원을 약속하며 앨범 진행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더욱이 ‘Blue Bears’는 옥택연을 비롯, 작곡을 맡은 양지훈·송재영(생활음악과)씨와 보컬을 맡은 문두리·이경은·박선희(생활음악과)씨, 첼로를 담당하는 이민(기악과)씨까지 쟁쟁한 실력을 자랑하는 멤버들이 합류하며 아마추어 그룹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앨범을 만들어 냈다.

 실제 1집 타이틀 곡인 ‘날개’는 양지훈씨가 작곡하고 옥택연이 직접 랩 가사를 썼다. 또 90년대 초반 히트곡인 ‘오늘 같은 밤’의 리메이크 곡 역시 옥택연이 랩 가사를 쓰고 노래도 불러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순조롭기만 했던 앨범 작업이 끝날때 쯤 작은 시련이 찾아왔다. 뮤직비디오 제작을 앞두고 비용 부담이 걸림돌이 된 것이다. 또 안무와 영상, 디자인을 구성하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앨범 작업 막바지에 찾아온 위기의 순간, 단국대 홍보도우미와 댄스 동아리 등 100여 명의 후원군(?)들이 재능기부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음원 2곡과 뮤직비디오 2편을 일사천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최초 프로젝트 그룹을 제안한 이봉진씨는 “재능기부는 학생들이 기부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앨범은 현재 각종 음원 사이트에 등록돼 있고 음원 수익금 전액은 어려운 형편에 있는 단국대 재학생의 장학금과 불우이웃들을 위해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 대외협력처 김진호(정치외교학과 교수) 처장은 “이번 앨범은 대학생과 동문이 힘을 모아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디지털 음원을 발매한 것으로 국내·외 대학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대학가에 새로운 기부문화를 선도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앨범 발매에 참여한 모든 재학생과 동문들이 그저 자랑스럽기만하다”고 흐뭇해했다.

블루 베어스 맴버 중 한명인 옥택연의 공연 모습. [사진 단국대]

 한편 ‘Blue Bears with 택연’은 이번 앨범 발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익금 중 일부를 통해 2기, 3기로 확대해가며 또 다른 재능을 가진 재학생들에게 재능기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단국대는 이번 음원 재능기부를 계기로 재학생·졸업 동문·교수 등 재능 있는 인재들이 다양한 문화 콘텐트를 개발해 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Blue Bears with 택연=단국대 생활음악과 학생들을 주축으로 프로젝트 앨범을 제작하기 위해 결성된 그룹이다. 음원 수익금의 대부분은 불우이웃 돕기(장학금 포함)에 활용하고 수익금 중 일부는 향후 Blue Bears 2기 작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Blue Bears with 택연 1집 ‘나눔’ 수록곡

● 날개(창작곡)

양지훈씨가 작곡했으며 옥택연이 랩 가사를 직접 썼다. 몽환적이고 중독성 강한 피아노 선율이 가미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힙합곡으로 세상을 살면서 힘든 일이나 좌절을 겪을 때 날개를 활짝 펴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가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곡이다. 옥택연의 힘 있는 랩 여성보컬 서니(박선희)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뤄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 오늘 같은 밤(리메이크 곡)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하우스 비트를 첨가하고 옥택연이 기존에 선보였던 랩과는 다른 중저음으로 진행되는 랩을 선보여 매력적이다. 여성보컬(문두리·이경은)의 파워풀 하면서 독특한 음색의 조화도 이 곡의 참신함을 더 해준다.

최진섭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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