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6개월 … 데이터 요금 폭탄은 괜한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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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우려했던 4G LTE(롱텀에볼루션) 요금 폭탄은 없었다. 이동통신 시장이 4G LTE 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4G LTE 가입자들의 데이터 소비 패턴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 자료는 SK텔레콤의 3G·4G 전체 가입자 2021만 명의 데이터(4G LTE 176만·3G 1845만, 2월 기준)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4G 가입자는 200만 명에 육박한다. 가장 먼저 LTE 전국망을 구축한 LG유플러스가 가입자 수 165만 명(4월 12일 마감 기준)으로 SK텔레콤을 뒤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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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 결과 3G 가입자는 월평균 0.94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LTE 가입자는 월평균 1.28GB의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신사별로 4만원대 중반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첫 LTE 요금제를 출시하고 가입자를 모집한 이래 데이터 요금제 폭탄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일단 소비자 부담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LTE 도입 당시부터 이동통신사들은 3G에서 고수해 왔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하는 대신 4G에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내도록 해 소비자 반발이 많았다.

 이는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별로 데이터 제공량을 크게 늘린 덕분으로 풀이된다.

월 5만2000원 요금제(기본요금제 기준)에 가입할 경우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2.5GB의 데이터를 제공받는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이보다 다소 적은 2GB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세 회사 모두 LTE 가입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에서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3G에서처럼 데이터를 펑펑 쓰기에는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상에서 구현되는 모바일 홈페이지들이 대부분 3G를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4G 기반으로 시장이 재편될 경우 데이터 소비량이 폭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본 요금 자체가 3G보다 더 비싼 만큼 4G LTE 가입자의 무선 가입자당 매출(ARPU·가입자 1인당 요금)은 3G보다 20%가량 더 비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 부담도 소폭이나마 커진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3G 가입자의 1인당 요금은 4만3700원 선이던 데 비해 LTE 가입자의 1인당 요금은 이보다 5000원 정도 더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빠른 데이터 속도나 다양한 콘텐트 등 LTE 가입 시 제공받는 편익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비싼 금액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소비 패턴도 3G 때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4G의 경우 멀티미디어(유튜브·동영상 등) 소비에 전체 데이터의 40%가량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3G에선 멀티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34%가량이었다. 이어 웹 검색(31%), 앱 마켓 사용(14%) 순으로 나타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차지하는 데이터 비중은 4% 선이었다.

 한편 LTE 가입자 저변이 확대되면서 일부 가입자가 데이터 소비를 독식하다시피 하는 현상도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분석 결과 3G에서 상위 1%가 전체 데이터의 25%를 소비했지만 4G의 경우 이 비율이 9%로 떨어졌다.  

가입자당 매출(ARPU)

Average Revenue Per User의 약자로,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뜻한다. 한 사람의 고객이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리는가를 보여주는 수치다. 기업 입장에선 ARPU가 높을수록 효율적인 경영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이 포화되면서 통신사들은 ARPU를 높이기 위해 LTE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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