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펀드 평균 수익은 주식·채권보다 안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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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투신운용 서철수(47·사진) 실물자산운용본부장은 국내 실물펀드의 ‘산파(産婆)’와 같다. 20년간 실물펀드 운용을 담당해온 그는 그간 유전개발·탄소배출권·아트펀드 등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달린 수많은 실물펀드를 내놓았다. 현재 그가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실물 펀드는 총 52개, 27조원 규모로, 덕분에 한국운용은 대안투자 부문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서 본부장은 “실물펀드는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경기부침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식으로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실물펀드의 투자 대상은 무엇인가.

 “주식·채권을 제외한 모든 실물 재화다. 부동산이나 산업 인프라는 물론 원자재·가축·와인·명화(名畵) 등이 다 투자대상이다.”

 -어떤 사람이 실물펀드에 관심을 갖나.

 “주로 거액을 굴리는 기관투자가나 자산가들이다. 실물펀드는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부침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이 때문에 분산투자 차원에서 많이 찾는다. 다양한 투자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000년대 중반 이색 실물펀드의 출시 붐이 일었다. 현재 보면 수익률은 천차만별인데.

 “당시 유행을 타고 이색 펀드들이 등장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시장 자체가 너무 작았거나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실물펀드는 주식·채권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 주는 편이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선박·기숙사·유전펀드처럼 우수한 성과를 안겨준 실물펀드도 많다.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스(PF)도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실물 펀드는 투자 대상도 중요하지만 그 성과가 운용전략이나 수익구조, 위험 회피방법 등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실물펀드 가운데 앞으로 유망하게 보는 것은.

 “유전이나 비철금속·광산 등 에너지·원자재 관련 분야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국의 해외 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펀드를 통한 투자도 활발해질 것이다. 탄소배출권이나 그린에너지 관련 분야도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

 -투자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실물자산도 결국 주식·채권과 함께 여러 투자 수단 중 한 축으로 생각해야 한다. 투자대상의 시장상황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전망 등까지 고려해 분산투자하라는 얘기다. 운용 주체가 관련 자산운용에 대한 경험이 충분한지도 살펴야 한다. 실물 펀드는 수익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같은 투자대상이라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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